삼성이 해외 조직의 효율화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조직 재정비를 통해 위기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 수익성을 높이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현재 국내 삼성 계열사의 사업 재편과 인력 구조조정이 시작된 가운데, 글로벌 경기침체와 성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국내외 조직 재정비 작업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2일 국내외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일본법인은 연내 직원 25%를 감원하는 고강도 구조조정에 돌입한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삼성전자가 올해 안에 영업 및 간접부문 직원 100여명을 감원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올 4월 기준 일본법인 임직원 규모는 390명으로,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한 인력과 사업 최적화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본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1위 삼성전자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지역 중 한 곳이다. 일본 시장조사업체 MM종합연구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4~9월)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6.1%로 5위에 그치고 있다. 같은 기간 애플은 38.5%의 점유율로 2011년 하반기 이후 8분기 연속 선두를 유지하고 있고, 이어 현지 업체 소니모바일, 샤프, 후지쯔가 2~4위를 차지하고 있다.
앞선 9월에는 삼성전자 중국법인 인력 감축 가능성이 제기됐다. 당시 중국일보는 뉴스포털 큐큐(QQ)닷컴을 인용, 삼성전자 중국법인이 전직원의 9% 수준인 1000여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삼성법인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중국 내 삼성전자의 고전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일부 인력 조정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지난 2012~2013년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17.7%, 19.7% 점유율(SA·출하량 기준)을 기록했던 삼성전자는 지난해 13.8%에 이어 올 3분기 점유율이 10% 안팎까지 하락했다.
지난달에는 인도법인 감원설도 흘러나왔다. 다수 인도 언론은 삼성전자 인도법인이 전직원의 5%인 최대 1000여명 이상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가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연간 성장폭이 줄어들고 있는 만큼 선제적 인력 조정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당시 삼성전자 인도법인은 인력 감축설을 부인했다.
삼성전자의 인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GfK·매출액 기준)은 지난해 30%대에서 올 2분기 40%를 돌파했지만, 연간 성장률은 30~40% 수준에서 올해 15~20%로 축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외 법인의 인력 및 조직 재정비는 상시적인 활동”이라며 “다만, 글로벌 경기 상황 및 실적에 따라 변동폭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