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이 후순위채 발행 직후 전 직원에게 보너스를 지급해 논란이 되고 있다.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상황에서 내부적으로 돈잔치를 벌인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최근 회사 계약직 및 정직원 등에게 100만원권 수표를 일괄 지급했다. 올해 6월말 기준 계약직을 포함한 현대해상의 직원은 총 3224명이다. 이들에게 100만원씩 지급했다면 현대해상은 보너스 명목으로 32억2400만원을 사용한 것이다.
통상적으로 보험사는 회계기준이 끝나는 시점인 연초에 직급별로 성과급을 차등 지급한다. 정직원뿐만 아니라 계약직에게도 격려금을 지급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현대해상이 임직원에게 보너스를 지급한 이유는 창립 60주년을 맞아 어려운 환경을 이겨내자는 의미다.
현대해상은 올해 상반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현대해상의 상반기 순이익은 1540억원으로 전년 대비 355억원(30%) 늘어 손보사 빅4 가운데 증가폭이 가장 컸다. 매출액은 5조9333억원으로 4311억원(7.8%), 영업이익은 2181억원으로 367억원(20.2%) 각각 증가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그동안 직원들의 노고와 함께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하자는 의미에서 계약직을 포함한 모든 직원에게 격려금을 일괄 지급했다”며 “설계사들은 다른 방식으로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기적으로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현대해상은 최근 하이카다이렉트를 흡수합병한 뒤 떨어진 지급여력(RBC)비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4000억원을 조달, 사실상 건전성 제고를 위해 외부에서 자금을 유치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최근 금융당국의 보험 경쟁력 강화 방안 발표 이후 현대해상의 주가는 저점 대비 40%나 급등했다. 금융당국의 규제완화 수혜가 대형 보험사에 몰린 것이란 분석에서다. 이에 따라 이철영 현대해상 사장의 주식평가액도 최근 4억6900억원으로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