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돋보기] 한진해운이 재구무조를 개선하고자 계열사 지분 매각에 이어 계열사 분할까지 추진하며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한진해운의 자회사 한진해운경인터미널은 김포터미널 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신설회사 김포터미널을 만들기로 했다고 14일 공시했다. 신설회사는 김포터미널 사업부문의 항만시설 관리, 운영, 항만하역 및 항만운송사업 등을 맡게 된다. 한진해운경인터미널은 자본잠식 상태다. 한진해운은 한진해운경인터미널의 지분 85.45%(94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회사 측은 “사업역량 집중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서”라며 “존속회사는 한진해운경인터미널, 분할설립회사는 김포터미널”이라고 밝혔다.
한진해운은 2011년 5129억원, 2012년 1098억원, 2013년 4123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수익성이 악화되자 2013년 말 2조원 규모의 자구안을 발표했다. 전용선 사업부문 매각, 스페인 터미널 매각 등 각종 자산 매각과 외부 자금 조달, 금융단 지원 등의 구조조정에 몰두해 왔다. 이후 지난해 영업이익 821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고, 올해 상반기에 214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반전에 성공했다.
마무리되는가 싶던 한진해운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은 10월 들어서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높은 부채비율과 불안정한 컨테이너 시황 등의 위험이 여전히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진해운은 올 상반기 기준 부분 자본잠식상태에 놓여 있다. 한진해운이 추가 구조조정에 나선 이유다.
한진해운은 이달 2일 에이치라인해운의 지분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한앤컴퍼니는 3160억원을 들여 한진해운 벌크선 사업부를 인수해 에이치라인해운을 설립했다. 한진해운은 이 과정에서 벌크선 사업부를 현물 출자하는 대가로 에이치라인해운 지분 22.2%(2336주)를 받아 갖고 있었다.
같은달 12일에는 재무구조 개선 등의 목적으로 한진해운신항만 지분(50%, 198만857주)을 한진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한진해운은 지분 매각을 통해 옛 벌크선 사업부 모두와 터미널 운영권을 넘기는 강수를 두며 자금확보에 나선 모습이다. 그만큼 해운업황이 불안하다는 지적이다.
KB투자증권 강성진 연구원은 “세계 해운시장의 공급과잉 문제가 지속하고 있고 운임도 기존 예상보다 미흡한 상황”이라며 해운업계의 불안정한 상황을 지적했다.
한국투자증권 윤희도 연구원은 “유가폭락으로 유류비 부담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운임도 큰 폭으로 하락해 유류비가 절감된 것에 비해 이익 개선 폭이 제한적”이라며 “이 같은 현상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투자자 300명에게 공개하는 종목의 속살 이투데이 스탁프리미엄에서 확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