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사태로 수입차 리스·할부에 투자했던 국내 캐피털 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파문으로 자동차 영업 현장에서는 차를 계약한 고객들이 출고 직전에 취소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이미 차를 구매한 고객들도 소송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국내 캐피털 업체 중 하나캐피탈, 아주캐피탈, KB캐피탈, JB우리캐피탈 등이 폭스바겐·아우디 차량 판매량 감소로 인한 피해가 예상된다.
해당 캐피털 업체들은 주력 상품으로 판매하던 폭스바겐 차종에 대한 무이자 상품 판매와 관련 마케팅 활동을 최근 전면 중단했다. 폭스바겐 차주들이 집단소송까지 나서는 상황에서 폭스바겐 차종을 추천하거나 할부상품을 알리는 데 부담으로 작용했다.
업계에 따르면 하나캐피탈의 올해 상반기 할부·리스 실적을 살펴보면 폭스바겐 872대(금액 234억원), 아우디 2947대(금액 1210억원) 등 총 3819대(금액 1444억원)에 달한다. 폭스바겐 자회사로 전체 물량의 70~80%가량을 가져가는 폭스바겐파이낸셜코리아를 제외하면 캐피털 업체 중 가장 큰 규모다.
아주캐피탈은 물론 KB캐피탈·JB우리캐피탈 등도 ‘폭스바겐 쇼크’를 피해가기 어려울 전망이다. 디젤차량 비중이 많은 폭스바겐이 아우디보다 타격이 더 클 것으로 예상 하고 있다. 특히 영업수익의 1.2% 정도 타격을 받게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폭스바겐의 경쟁 차종인 현대·기아차 물량을 주로 취급하는 현대캐피탈엔 이번 사태가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 캐피털업계 관계자는 “이번 폭스바겐 사태로 자동차산업 전체가 위축될까 염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