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이 최근 국내 최초로 세포배양 3가 독감백신을 출시하면서 국내 백신 시장에서 녹십자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는 가운데, 혈액제제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하며 양사간의 격돌이 점쳐지고 있다.
25일 SK케미칼에 따르면 지난 5월 출범한 혈액제제 전문회사이자 자회사인 SK플라즈마가 전날 자체 기술로 개발한 첫 혈액제제인 ‘정주용(정맥주사용) 헤파불린에스앤주’를 출시했다.
간이식 환자의 B형 간염을 예방하는 이 제품은 B형 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로 이뤄진 ‘B형 간염 사람면역글로불린’으로, 현재 녹십자만이 이 제품을 국내에 공급하며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녹십자의 정맥주사용 B형 간염 사람면역글로불린인 ‘헤파빅주’의 국내 시장 연 매출은 약 600억원 규모다.
SK케미칼은 지난 2007년 녹십자 제품과 같이 정맥에 직접 투여하는 방식의 제품 개발을 시작했다. 이후 8년여의 연구개발(R&D) 과정을 거쳐 지난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시판 허가를 받았고, 이번에 SK플라즈마를 통해 정주용 헤파불린에스앤주 출시하게 된 것이다.
특히 정맥주사용 B형 간염 사람면역글로불린의 허가 과정에서 다기관 임상을 진행한 곳은 SK플라즈마가 최초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SK플라즈마 관계자는 “임상 결과 역시 만족스러운 수준”이라며 “헤파불린에스앤주 투여 후 B형 간염 재발률은 0%였으며, 투약 관련 이상반응 역시 나타나지 않아 유효성과 안전성 모두를 인정받았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녹십자가 독점하고 있던 이 시장에 SK플라즈마가 본격적으로 진출하게 되면서 양사간의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정태 SK플라즈마 대표는 “국내 간이식 수술은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지만, 관련 의약품 개발은 부족했다”면서 “정주용 헤파불린에스앤주 출시로 의료진과 환자의 약품 선택권이 넓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