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ID 솔지, 뮤지컬 배우 홍지민, 가수 황치열….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에 강렬한 인상을 남긴 스타들이다. 아이돌 그룹의 멤버부터 무명 가수에 이르기까지 선입견을 깨트리며 시청자에 각인됐다.
최근 MBC 예능 ‘일밤-복면가왕’에는 가면 속에 얼굴을 가린 스타들이 등장하고 있다. 그간 솔지를 비롯해 에프엑스 루나, 멜로디데이 여은 등이 우승의 영예를 누렸다. 오랜 경력을 자랑하는 선배 가수들을 제치고 말이다. 오로지 가창력만으로 승부했다. 이외에도 엑소 첸, B1A4 산들, 비투비 육성재, 엠넷 ‘쇼미더머니 시즌3’의 우승자인 iKON 바비 등이 발군의 실력을 과시했다.
아이돌은 연예 기획사에 의해 만들어진 기획 상품으로, 주로 이미지 마케팅을 전면에 내세운다. 때문에 아티스트로서 실력을 입증할 기회를 얻지 못한다. 이에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출연한 아이돌 가수들은 본연의 색깔을 드러내며 매력을 배가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처럼 아이돌은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건 사실이지만, 실력을 향한 편견을 깨는 데 공을 들여야 한다. 이에 반해 실력은 있지만, 인지도가 낮은 가수들 또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통해 수혜자로 등극한다. 엠넷 ‘너의 목소리가 보여’를 통해 비로소 빛을 본 황치열이 대표적이다. 2007년 데뷔한 이래, 이렇다 할 반응을 얻지 못한 채 고전한 그는 비로소 ‘너의 목소리가 보여’로 주목받았다. ‘중고 신인’으로서 설움을 씻게 한 건 역시나 서바이벌 프로인 ‘불후의 명곡’이었다. 인순이의 ‘아버지’를 진정성 있게 소화해 우승을 거머쥔 그다. 엠넷 ‘언프리티 랩스타’의 제시도 마찬가지다.
아울러 뮤지컬 배우 한지상, 임태경, 이건명 등도 ‘복면가왕’, ‘불후의 명곡’ 등 음악 서바이벌을 통해 대중과 접점의 계기를 마련했다. 사실상 대중은 뮤지컬이란 장르적 특성을 감안하는 탓에 뮤지컬 배우들의 가창 스타일에 고착화한 시각을 갖기 쉽다. 동시에 공연이 소비재인 만큼 뮤지컬 배우들은 비교적 대중과의 폭넓은 접점을 갖기 어렵다. 이러한 배경 가운데 뮤지컬 배우들은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통해 장르에 국한하지 않고 가창력을 뽐내 각광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서바이벌 프로그램과 음악 장르의 결합이 시너지를 발휘한다고 진단한다. 이로써 다양한 환경에 놓인 출연자들은 재조명의 발판으로 삼는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불후의 명곡’의 경우, 출연자가 돋보이지 않고 ‘전설의 뮤지션’을 위해 무대를 헌정하는 형식을 취한다. ‘복면가왕’은 자신을 아예 숨김으로써 오히려 매력이 돋보인다”며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통해 출연진은 태생적인 한계로 인한 편견을 극복해 대중에 재발견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