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선배, 잘생긴 선배, 카리스마 넘치는 선배, 재밌는 선배, 포근한 선배 등…. 나는 그중에서 여유로운 선배가 제일 좋았다.
그럼 여유를 갖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해야 할 일은 마음속에 몇 가지를 항상 새기는 것이다. 나 같은 경우 “세계 평화를 위해서 일하는 것 말고는 바쁠 게 없다”라고 새긴다.
우리가 바쁘다고 하는 것들 대부분은 아주 짧은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바쁜, 아니 바쁜 척하는 것이다. 지금 내가 하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 사람을 행복하게 하고, 주변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줄 수 있는가? 지금 당신이 하는 일을 그만둔다고 할 때, 세상이 망하는가? 아니면 누가 죽거나 사는가?
몸은 바빠도 마음은 바쁘지 말자는 얘기다. 그냥 툭 하고 던져버리고 나올 수도 있다고 생각하자(실제로는 그렇게 안 해도 된다). 하루에 단 5분이라도 일이 아닌 내 것을 해보자.
나는 아침에 일기를 쓰고, 주변에 슬쩍 보여준다. 물론 일기의 내용이 중요한 게 아니다. “저 선배는 이 바쁜 아침에 일기를 쓰네. 아니 사적(?)인 일을 하네?”라는 느낌을 주는 게 중요하다. 그러면 여유가 있어 보인다. 아니 실제로 여유가 생긴다.
매년 초 금연, 금주, 영어 배우기, 공부하기 등 철저한 자기관리가 필요한 결심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기도하기, 일주일에 한 번씩 남 도와주기, 일기 쓰기, 독후감 쓰기 등 한 번쯤 슬쩍 지나쳐도 크게 문제가 없는 것으로 신년 다짐을 한다면 어떨까.
드라마, 개그 프로그램들을 섭렵하는 것도 얼마나 여유로운가. 왜 우리는 매일 부자가 되고, 혁신 전문가가 되는 책을 읽어야 하는가. “난 뉴스만 봐요”라고 말하는 선배가 멋져 보이는가? 난 옆에 가기도 싫다.
적당하게 시류를 읽을 줄 아는 선배가 되자. 올곧은 선배가 미덕인 시대는 지나갔다. 유연하고 부드러운 선배가 되자. 그게 여유 있는 선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