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의 수익성이 해외 경쟁사들에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 기업들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실적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국내 증시에서 대형주와 코스피의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지난 7월 말 기준 16.4%로, 애플(39.2%)에 크게 못 미쳤다.
ROE는 기업이 투자 자본으로 어느 정도 이익을 냈는지를 보여주는 수익성 지표이다. ROE가 10%이면 주주가 투자한 1천원으로 100원의 이익을 냈다는 것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기업의 수익성과 경영 효율성이 뛰어나다는 의미이다.
삼성전자 ROE는 2011년 초 16%대에서 꾸준히 상승, 2013년 6월 23.8%까지 올라가며 애플(26.3%)을 바짝 추격했다. 그러나 이후 하락세를 보여 4년 전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반면에 2013년 후반부터 애플의 수익성은 다시 급등해 삼성전자를 크게 앞서는 양상이다.
경쟁사 대비 우위였던 현대차 ROE는 도요타, 폴크스바겐 등 해외 주요 업체에 역전을 허용했다.
지난달 말 기준 현대차 ROE는 10.9%로 도요타(13.9%), 폴크스바겐(11.7%)을 밑돌았다.
현대차 ROE가 21.3%였던 2011년 12월 당시 도요타와 폴크스바겐의 ROE는 각각 5.9%, 11.1%에 불과했다.
그러나 2012년 이후 해외 경쟁사들의 수익성이 향상되는 동안 현대차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최근 코스닥과 중소형주의 강세에 비해 대형 수출주를 중심으로 한 코스피의 부진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은 대외 변수와 수급적인 불균형 외에 대표 기업들의 경쟁력 저하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현대차뿐만 아니라 대부분 업종 국내 대표 기업들의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며 "대형주들의 구조적인 경쟁력 훼손 우려로 불안한 주가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작년 말 132만7천원에서 지난 3월19일 장중 최고 151만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최근 연이어 하락하면서 110만원대에 머무르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20일 연중 저점인 12만3천원까지 떨어진 이후 환율 효과와 배당 확대 등으로 최근 14만원대를 회복했지만, 여전히 작년 말(16만9천원) 수준에 못 미친다.
코스피는 올해 들어 한때 2,180선까지 도달하며 사상 최고치 경신을 넘보기도 했으나 대형주의 부진 속에 최근 2.000선 아래로 밀려났다. 지난 12일에는 '위안화 쇼크'로 장중 1,950선을 밑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