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포항공대 컴퓨터 공학 석사과정 1학년이었던 남상협씨와 2학년 김성국씨는 지식ㆍ언어공학을 연구하면서 처음 만났다. 이들은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보자는데 의견을 모으고, ‘뉴모니’라는 법인을 설립, 의견기반 검색엔진을 개발했다. 인터넷 상에 있는 사람들의 긍정·부정적 의견을 검색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검색 엔진을 돌리다보니 서버가 많이 필요하고, 운영 경험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었다. 모바일이 나오기 전 웹 환경에서 이미 다른 검색엔진이 자리를 잡고 있었기 때문에 비즈니스 모델로 파고들 틈을 찾기도 어려웠다.
남·김 공동대표는 2008년 8월 회사명을 현재의 ‘버즈니’로 변경하고 새로운 사업을 모색했다. 2010년 모바일 시대가 찾아오면서 영화 추천 서비스인 ‘버즈니 영화’를 론칭했다. 버즈니 영화는 기대가 크지 않았지만 성공한 케이스다.
남 대표는 “서버만 켜두고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사람들이 엄청 많이 사용할 정도로 당시에는 처음 있는 서비스였다”며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의견검색 기술이 외부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진 첫 사례”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던 와중에 GS홈쇼핑에서 먼저 찾아와 손을 내밀었다. 홈쇼핑 분야에 도전해보자는 것이었다. 남 대표는 “이전까지의 버즈니는 기술만 있었지 비즈니스 모델이 명확하지 않았던 시기”라며 “‘홈쇼핑에서 왜 찾아왔지’ 라는 생각을 처음 했었다”고 전했다.
GS홈쇼핑에서는 버즈니의 기술력을 보고 홈쇼핑 분야에서 B2C 서비스 모델을 원했다. 앞으로 커머스에 이용하면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한 달만에 10억원을 투자 받은 버즈니는 맛집 추천 서비스 ‘버즈니 맛집 가이드’, 게임 추천 앱 ‘게임콕콕’ 등을 론칭하며 서비스를 확장했다. 그리고 2013년 2월 현재 주력으로 하고 있는 ‘홈쇼핑모아’를 론칭하며 사업의 기틀을 잡았다.
김 대표는 홈쇼핑모아를 시작하며 전략적으로 사업이 진행됐다고 분석했다. 이전까지는 엔지니어 출신인 두 공동대표가 재미있겠다 싶은 서비스를 만들었기 때문에 큰 시장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홈쇼핑 시장규모는 파이 자체가 달랐다. 김 대표는 “버즈니 영화를 할 때는 500억원 시장이면 큰 규모라고 생각했다”며 “이에 반해 홈쇼핑 시장 규모는 10조원으로 1%만 차지해도 의미 있는 규모”라고 말했다.
홈쇼핑모아는 모바일 홈쇼핑 포털 서비스로 6개 홈쇼핑 채널의 방송 편성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한다. 방송 알림과 모바일 생방송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쇼핑 편의를 돕는다. 현재 방송 상품뿐만 아니라 이전 상품, 방송 예정 상품까지 검색이 가능해 특히 여성 유저에게 인기가 높다. 월간 사용 유저는 50만명이며 이 중 70%가량이 여성이다. 그 결과 올해 2월에는 소프트뱅크벤처스로부터 6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남·김 공동대표는 투자 유치 이후 달라진 점으로 회사의 위상이 꼽았다. 특히 인력을 채용할 때 달라진 점을 느낀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이전보다는 이력서가 많이 들어오고 회사를 보는 시각이 달라졌다”며 “회사 인지도가 달라진 것을 느낀다”고 밝혔다. 남 대표도 “1년에 이사를 두 번 할 정도로 인력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며 “앞으로 더 늘어날 것에 대비해 넓찌막한 이곳으로 이사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버즈니는 24명의 직원이 건물 3개 층을 동시에 사용하고 있다. 이 중 한 개 층은 직원들의 휴게공간으로 직원이 늘어나면 사무실로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사람이 전체의 재산’이라고 말하는 남·김 공동대표는 하반기에 서비스를 대폭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애플워치와 연계한 서비스도 출시해 사용자의 편의를 돕는다는 전략이다. 김 대표는 “모든 것은 유저가 중심”이라며 “지금까지의 디테일하지 못한 부분을 개선해 하반기에는 월간 유저 수 200만명을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