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전 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 가운데 글로벌 판매량 대비 자국 생산량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국 생산량 비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자국 내 고용 및 소비 유발 효과로 국가 경제 기여도가 컸음을 의미한다.
28일 일본 자동차 연구기관인 포인(FOURIN)과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기아차의 자국 생산비율은 글로벌 생산량 300만대 수준인 9개 주요 완성차 업체 중 가장 높은 44.8%를 기록했다.
현대기아차는 2014년 한 해 동안 글로벌 시장에서 생산한 800여만대 중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359만여대를 한국에서 만들었다.
현대기아차의 자국 생산 비율은 비교 대상인 9개 업체 평균(31.2%)을 크게 웃돌았을 뿐 아니라 자국 생산량도 독일 폴크스바겐(268만여대)과 미국 GM(209만여대) 등을 제치고 일본 도요타(421만여대)에 이어 2위에 올랐다.
현대기아차에 이어 두 번째로 자국 생산 비율이 높은 업체는 도요타. 지난해 생산한 1천50만여대 중 421만여대를 일본에서 생산해 자국 생산 비율이 40.1%였다. 미국 업체 중에서는 포드가 38.4%로 가장 높은 자국 생산비율을 나타냈으며 97만여대를 자국에서 생산한 PSA는 30.6%를 기록했다.
반면 지난해 가장 높은 자동차 생산량을 기록한 폴크스바겐은 전체 1056만여대 가운데 269만여대만 독일에서 생산, 자국 생산비율이 25.4%에 불과했다.
2009년 미국 정부로부터 대규모 구제금융까지 받았던 GM의 글로벌 판매량 대비 미국 내 생산량 비율은 21.6%에 그쳤다. 일본 닛산은 18.9%로 9개 업체 중 가장 낮은 자국 생산비율을 보였다.
특히 2012년 아베노믹스 이후 엔저 영향으로 자국 생산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던 일본 업체들은 이 기간에 오히려 자국 생산비율이 감소해 눈길을 끌었다.
도요타를 비롯해 혼다, 닛산, 마쓰다, 스즈키 등 일본 대표 5개사의 자국 생산비율은 2012년 37.2%에서 2013년 34.4%, 2014년 33.4%로 매년 감소 추세다.
특정 공장에서 신차를 생산하기로 검토하고 실제 생산을 시작하기까지 3년 가량 소요되는 점을 고려할 때 내년부터 일본 업체들의 자국 생산비율은 점차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혼다는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 중인 북미 수출용 소형차 '피트'를 내년 3월부터 사이타마현 요리이 공장으로 옮겨 연 3만대씩 생산할 계획이다. 닛산도 내년 봄부터 규슈 공장에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자동차(SUV) '로그'를 연간 10만대 정도 생산해 미국에 수출하기로 했다.
자동차산업은 산업 연관 효과와 국가 경제에 대한 기여도가 높은 대표적인 산업으로 꼽히기 때문에 각국 정부가 경제 위기 타개를 위해 자국 자동차산업 보호에 심혈을 기울이는 추세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업계 최고 수준의 자국 생산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국가 경제기여도가 높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산업은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는 바가 대단히 큰 산업인 만큼 업체들이 자국 생산능력을 줄이지 않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