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위기 이후 절대적 시장지배력을 갖는 카드사가 없어짐에 따라 필연적으로 경쟁 과열을 야기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카드사들도 시장에서 이기기 위한 리스크관리 및 정보기술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민환 예금보험공사 연구위원은 최근 여신금융협회에서 발행하는 ‘계간 신용카드’에 ‘미구 신용카드업의 위기이후 업계 재편과정과 시사점’이라는 기고를 통해 이 같이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이 글에서 “미국 시용카드시장에서의 경쟁구도는 위기발생(1990년 중반) 이전에는 다수 대형카드사간 경쟁에서 초대형 카드사의 과점형성과 전문사의 성장으로 재평되는 양상을 보였다”며 “우리나라도 과거 시장점유율이 높았던 전업계 대형사들이 구조조정 과정에서 시장재배력이 다소 축소됐고 그 틈새를 일부 후발사 및 카드 자회사를 합병한 은행들이 공략하면서 절대 강자 없이 평준화되고 있는데, 이는 필연적으로 경쟁가열을 야기시킬 구조를 지니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또 “경영전략에 있어서도 무리한 양적성장을 지양하면서 철저히 위험조정수익을 극대화하는 방식을 경영패턴이 정착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경우 위기 이후 위험조정수익(Risk-adjusted Revenue)을 극대화하는 것이 카드사 사업방식의 근간이 됐으며, 이를 위해 고객선별, 아웃소싱, 수수료 현실화 등을 대대적으로 추진한 바 있다. 우리나라도 점차 철저한 고객분석과 차별적 서비스제공 등 진전된 형태의 마케팅이 확산되고 비용절감을 위한 방안들이 강구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연구위원은 “고객세분화 및 신용분석기법의 고도화와 함께 고객의 기여도에 따라 서비스와 가격을 차별화하고 디마케팅(Demarketing)하는 추세도 확산될 것”이라며 “주력업무 분야도 금융서비스 제공 중심에서 판매신용 중심으로 수정되면서 이자수익 축소를 보전하기 위한 수단으로 리볼빙시스템이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 연구위원은 특히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정보기술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경우 위기 이후 M&A 이외의 가장 중요한 투자처는 고객정보 확충, 분석기법의 개발, 테스팅 시스템, 고객정보와 마케팅 및 리스크관리를 연결하는 통합관리시스템 등 정보기술 인프라의 구축이었다.
이 연구위원은 “고객정보의 통합과 배분을 가능케 하는 대규모 정보관리시스템과 이러한 시스템을 활용한 테스팅 투자가 장기적으로 카드사업에서 보이지 않는 새로운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실제로 미국의 경우 지속적인 리서치, 상품개발 및 혁신 등에 대한 재투자가 이뤄짐으로써 성장과 재투자의 선순환구조가 형성되고 업계의 표준을 선도함으로써 카드사간 보이지 않는 진입장벽이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이어서 “우리나라의 경우도 고객정보관리 및 시스템 등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카드사만이 향후 상품 및 가격경쟁에서 생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