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택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극동건설, 동부건설, 남광토건 등 새주인을 찾고 있는 중견 건설사들의 매각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건설업종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여전하고 막대한 회생자금 등 난제가 많아 실제 매각이 성사될지는 의문이다.
10일 건설업계와 극동건설 채권단에 따르면 지난 8일 극동건설 M&A를 위한 본입찰에 3개 업체가 참여했지만 채권단이 제시한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채권단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지 않고 유찰키로 했다.
보증금 납부기일을 맞추지 못하는 등 재무 상태와 인수 의지가 부족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향후 매각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극동건설의 기업 가치는 높지만 인수 과정에서 예상되는 인수금액(700억원) 외에 인수자가 추가로 떠안아야 할 1300억원 규모의 회생채권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건설업황 전망과 회생채권 등 문제로 새 주인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부정적 전망도 니온다.
최근 몇 년동안 건설업계의 불황이 깊어지며 건설사들의 M&A는 사실상 개점휴업상태였다. 하지만 지난해 부터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며 분위기가 달라졌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만 하더라도 쌍용건설과 동양건설산업, 건영(구 LIG건설) 등이 M&A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새 주인을 만났다.
때문에 동부건설, 남광토건 등 매각을 앞두고 있는 건설사들의 기대가 커진 게 사실이다. 이에 해당 건설사들은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동부건설은 지난 10일 매각주간사를 선정하고 M&A에 본격 나섰다. 동부건설은 이후 오는 8월 매각 공고를 내고 늦어도 11월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12월에는 본 계약을 체결한다는 계획이다.
동부건설은 시공평가능력 순위(2014년 기준) 25위로 지난해 말 기존 총 자산은 8526억원, 총 부채는 8282억원이다. 청산가치는 3800억원대로 인수가는 이 금액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동부건설을 실사한 삼정KPMG는 동부건설의 회생가치는 4102억 원으로 청산가치인 3826억 원보다 높은 것으로 평가했다.
지난 1월 회생계획안 변경을 통해 현금변제금액을 약 4000억원에서 800억원대로 낮춘 남광토건 역시 올해 안으로 M&A를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에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과 매각시점을 조율하고 있는 가운데 내달 중 매각공고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11월까지 매각을 완료할 계획이어서 늦어도 9월엔 매각에 돌입할 예정이다.
남광토건의 예상 매각가는 500억원 미만이지만 지난해 두 차례 무산된 전례가 있어 매각가가 더 낮아질 수 있다. 다만 회생계획안 변경을 통해 인수에 대한 부담을 덜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김영덕 건설산업연구원 실장은 “극동건설의 M&A 유찰로 규모가 비슷한 남광토건이나 동부건설의 M&A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여전히 건설시장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고 해당 회사들도 M&A가 장기화되면서 기업가치가 많이 하락한 것도 사실이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