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부호 열전-메인] 송병준 게임빌 대표 “모바일 게임 Korea!”… 세계를 엄지 들게 한 ‘퍼스트 무버’

입력 2015-06-01 10:50 수정 2015-06-01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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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때부터 벤처 관심 ‘게임빌’ 초석…PC게임 전성기에 모바일 게임 도전흑백컬러스마트폰 진화에 따라 기술력 업그레이드하며 빠른 대응2006년 美2011년 日2013년 中… 글로벌 10대 모바일게임사로 부상

송병준 게임빌 창업자 겸 대표이사는 불모지나 다름이 없는 대한민국에 모바일 게임산업이라는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송 대표가 게임빌을 창업한 뒤 걸어온 발자취에서도 모바일 게임이라는 한길 인생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다만 송 대표의 개인 신상이나 가족에 대해서는 아직도 대부분 베일에 가려져 있다. 그가 1976년 대구에서 태어났고, 서울대 전기공학부를 졸업한 정도가 외부에 알려진 이력이다.

지인들의 말을 종합하면 송 대표의 어린시절 간직했던 꿈은 엔지니어였다. 송 대표의 학창시절에서도 유일한 관심 분야는 엔지니어고, 대학전공 역시 서울대 전기공학부를 선택했다.

송 대표가 벤처창업에 관심을 갖게 된 시기는 대학입학 이후다. 서울대 벤처 동아리 ‘벤처(Venture)’의 초대회장을 지내면서 벤처창업의 그림을 그렸다. 2000년 송 대표는 자바게임 사이트인 게임빌(www.gamevil.com)을 운영하며, 대한민국 모바일 게임산업의 초석을 다진다. 당시 자본금 5000만원에 직원은 송 대표를 포함해 3명이었다.

게임빌(Gamevil)이란 게임 마을이란 의미이다. 게임빌이란 마을에 오면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의미에서 지은 사명이다. 송 대표의 모바일 게임 도전도 이렇게 시작됐다.

송 대표는 처음부터 간단하고 쉬운 모바일 게임을 만들고 싶어했다. 처음 서비스한 모바일 게임도 단순히 즐기는 것에 포인트를 뒀다. 장기나 오목, 세균전, 벽돌깨기, 윷놀이, 고스톱 등이 처음 개발해서 서비스한 모바일 게임이다. 모바일 게임서비스 초기의 반응이 좋았던 것은 아니었다. 당시에는 초고속 인터넷망이 구축되면서 PC게임과 견줘 모바일 게임은 오히려 찬밥 신세였다.

그럼에도 송 대표는 창업 때부터 지금까지‘모바일게임’하나만 집중했다. 모바일 게임을 구현할 휴대폰이 흑백폰에서 컬러폰으로 변화하고, 다시 스마트폰으로 변신하는 순간에도 말이다. 송 대표는 휴대폰이 진화할 때마다 거기에 맞는 게임을 내놓고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신속히 대응하면서 기술력을 업그레이드했다.

동시에 송 대표는 모바일 게임의 타켓을 글로벌 시장으로 명확히 했다. 송 대표는 모바일 게임업계 최초로 2006년 미국 현지 법인을 설립하며, 글로벌시장 공략에 시동을 걸었다. 글로벌 첫 스마트폰인 애플의 아이폰 출시보다 1년 빠른 시점이었다.

하지만 2006년 당시의 상황은 녹록치 않았다. 모바일 게임을 지원할 주변 여건이 절대적으로 부족했고, 게임빌이란 이름을 알리기는 더더욱 쉽지 않았다. 송 대표는 지속적인 노력으로 게임빌만의 크리에이티브한 게임을 보여줬다. 시간이 흐르면서 미국시장에서 바라보는 한국 모바일게임에 대한 시각도 바뀌기 시작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해외 시장에서는 단순한 콘솔 게임 등을 휴대폰 단말기에 이식하는 원시적인 수준이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게임빌의 ‘놈’, ‘프로야구 시리즈’, ‘물가에 돌튕기기’ 등의 게임성을 본 미국시장 담당자들은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진정한 모바일게임라는 인상을 미국시장에 심어주면서 새로운 기회도 생겼다.

이를 기반으로 게임빌은 미국의 대형 이동통신사에 게임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나름대로 글로벌 시장에서 자신감을 얻은 송 대표에게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했다. 복병은 첫 해외진출지인 미국시장에서 불거졌다. 2008년 미국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다. 모바일 게임실적도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했다. 하지만 송 대표는 정공법을 선택했다. 2009년 한국거래소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며 전열을 재정비한 것이다.

이후 송 대표는 해외시장 공략에 고삐를 더 쥐었다. 미국법인을 시작으로 게임빌은 2011년 12월 일본 도쿄에 게임빌 재팬, 2013년 6월 중국 북경에 게임빌 차이나를 설립했다. 지난해 싱가포르 현지 법인, 대만 사무소, 독일 사무소를 구축하며, 세계 곳곳의 모바일게임 중심지로 시장을 확대했다.

글로벌시장의 주요 오픈 마켓을 포함한 다양한 현지 모바일게임 플랫폼에 대응할 수 있는 모바일게임사로 평가됐다. 현재는 한국 본사를 필두로 미국,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유럽 등 전 세계 12개의 주요 거점을 중심으로 서비스 운영에 집중하고 있다.

지금은 영국, 러시아, 스페인 등 세계의 유망 개발사들이 게임빌에 퍼블리싱을 수시로 의뢰해 올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무엇보다 게임빌은 방대한 규모의 고객 기반을 바탕으로 세계 10대 모바일게임사로 인정받고 있다. 지금까지의 성과보다 앞으로의 기대가 더 큰 기업으로 세계인의 관심을 얻고 있는 것이다.

2010년 영국의 유력 일간지 가디언지(紙)는 게임빌을 ‘모바일게임 개발의 달인(Master)’으로 표현하며, 모바일 RPG ‘제노니아’를 ‘구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이용자의 필수 게임’이라고 호평했다. 이어 2012년에는 중국 GMIC 2012에서 ‘글로벌 최고의 모바일게임 플랫폼사’로 선정됐다. 또 지난해 3월 글로벌 유력 게임 전문 웹진에서는 ‘세계 7위 모바일게임사’로 선정되고, 한국 모바일게임사 중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글로벌 역량을 주목 받았다.

2013년 10월 송 대표는 대한민국 모바일게임 업계의 빅 딜을 성사시킨 주인공으로 부각된다. 바로 경쟁사였던 컴투스 인수 결정을 하면서 국내외 모바일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양사의 연합에 대해 우려스러운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토종 모바일게임사 중 이례적으로 해외 시장에서 인지도를 지닌 두 업체의 만남은 그야 말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효과적인 선택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성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2014년 3월 글로벌 시장에 선보인 ‘낚시의 신’은 출시 50여일 만에 1000만 다운로드라는 높은 성과를 올리며 승승장구했고, 현재 3000만 다운로드를 넘어서는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했다. 이어 선보인 ‘서머너즈 워’는 한국 게임의 글로벌 성과의 새로운 역사를 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높은 흥행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글로벌 출시 1년여가 지난 현재 전 세계 3500만 다운로드를 넘어섰고, 여전히 전세계 40여개 국가에서 매출 순위 10위권 내에 위치하며 장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게임빌과 컴투스라는 양날개를 단 송 대표의 다음 목표는‘글로벌 모바일게임 NO. 1(넘버원)’이다. 송 대표는 “모바일게임은 모바일게임다워야 한다”는 철학을 앞세워 글로벌 이용자들에게 모바일게임의 가치를 전파한다는 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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