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가계대출을 확대 위해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을 2%대로 낮추는 등 금리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가계대출이 500조원을 넘서면 가계부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무리한 가계대출이 은행의 건전성과 수익성을 악화 시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28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분할상환방식 주담대 평균금리는 2.99%를 기록했다. 주담대 금리가 2%대로 내려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농협(2.94%), 외환(2.95%), 하나(2.96%), SC은행(2.90%)의 주담대 금리도 2%대를 보였다. 지난달 흥행돌풍을 일으킨 안심전환대출(2.5~2.7%) 금리수준과 별반 차이가 없다.
A은행 관계자는 “안심전환대출 여파에 대출금리를 내려달라는 고객들 요구가 많다”며“일부 은행들은 3월부터 주담대 금리를 2%대로 인하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은행들은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가산금리를 상향조정하며 주담대 금리를 3%대로 유지했다. 그러나 최근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비교적 담보가치가 확실한 주담대에 영업을 집중하고 있다. 금리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1분기 말 가계대출은 1099조3000억원으로 전분기대비 11조6000억원 늘었다. 이 중 주담대가 9조7000억원이나 급증했다.
문제는 1%대 초저금리로 인해 머니무브가 본격화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예금이 줄면 은행의 재원조달 안정성은 약화된다. 마진 압박이 커진다는 얘기다. 올해 1분기 국내 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은 1.63%포인트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주담대 기준금리로 이용되는 코픽스가 40개월 연속 하락하며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 비용절감 효과도 그만큼 둔화된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08년부터 0%대 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미국의 경우 상업은행 조달비용율이 2013년 이미 0.4%까지 떨어져 ‘제로 수준’에 근접했다.
B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은 그동안 NIM 하락에 따른 이자이익 감소를 대출 성장으로 상쇄했다”며 “그러나 추가로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예금이 대출성장을 뒷받침하지 못해 조달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