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은 직원을 뽑을 때 계약직을, 중소기업은 정규직은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정규직은 대부분 중소기업이 고용하고 있다’는 기존의 인식과는 대비되는 결과다.
13일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2014년 사업체 규모별 구인 형태’ 보고서에 따르면 취업정보사이트 워크넷(www.work.go.kr)에 등록된 구인통계를 분석한 결과 구인업체들이 지난해 등록한 구인 인원은 모두 251만명이었다.
이 중 근로자 300인 미만의 중소기업이 올린 구인 인원 비중은 87.1%(218만7000명), 300인 이상 대기업의 비중은 12.9%(32만3000명)였다.
구인업체들이 직원을 채용할 때 선호하는 근로형태는 사업체 규모별로 차이를 보였다. 중소기업은 주로 ‘기간의 정함이 없는 상용 근로계약’(정규직)을 더 원한 반면, 대기업은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계약직)을 선호했다.
구체적으로 50∼300인 미만 사업체는 구인 인원의 73%를 정규직으로 뽑고 싶어했고, 계약직 비중은 20%에 그쳤다. 반면 300인 이상 사업체는 계약직 구인 비중이 52.7%로 가장 많았고, 정규직은 40.3%에 그쳤다.
이는 ‘비정규직은 대부분 중소기업이 고용한다’기존 통념과 다른 조사 결과여서 주목된다.
박세정 고용정보원 책임연구원은 “대기업의 계약직 선호 추세는 최근 ‘정년연장, 통상임금’ 도입에 따라 더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대기업은 근속 기간이 길수록 임금을 많이 받는 임금체계의 연공성이 중소기업보다 강한데다 내년부터 정년 60세가 의무화돼 임금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계약직 채용을 선호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 연구원은 또 “경직되고 유연성이 떨어지는 우리나라 노동시장에서 대기업이 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비정규직 채용을 선호하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