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노조가 하나금융 측에 하나·외환은행 통합 내용이 담겨 있는 ‘2·17 합의서’ 수정안 제시를 공식 제안했다. 하나금융 측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지난 15일 석 달 만에 재개된 하나·외환은행 통합 관련 대화가 진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환은행 노조 측은 오는 2017년까지 5년간 외환은행의 독립경영을 보장하는 내용을 담은 2·17 합의서 수정안 제시를 하나금융 측에 요구했다.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이번 대화가 보다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2·17 합의의 재검토를 요구하는 지주 측에서 수정안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며“기존 합의서를 토대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해 가며 논의하는 방식이 가장 신속하고 효율적이라는 점을 고려한 제안이다. 노조와 직원들의 권리를 존중하는 내용의 전향적인 수정 합의서 안을 제시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측은 “노조의 이번 수정안 제안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조만간 수정안을 내놓도록 할 것”이라고 답했다.
경영진과 노조간 대화에서 2·17 합의서 수정에 의견이 모아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양측은 지난 1월 대화 중단 후 3개월 만인 지난 15일 대화를 재개했다. 하나금융 경영진은 △무기계약직 전원 6급 정규직 전환 △일정기간 경과 후 전원 5급 자동 승진 등을 외환은행 노조에 제시할 만한 카드로 보고 있다.
하지만 외환 노조의 이번 제안은 법원이 다음달 15일 심의를 재개할 예정이어서 심의에 앞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행동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외환 노조 관계자는 2·17 합의서 수정안 관련해 “노조의 수정안이 있는게 아니라 하나금융의 수정안을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법원은 지난 3일 하나금융의 가처분 이의신청과 관련해 “양측 간 대화 의지를 중요시하겠다”며 내달 심의를 재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