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적 사고 영역이 가장 어려웠다. 원래 다 풀지 못하도록 설계된 문제였다.”(삼성 응시생 박모씨)
지난 11~12일 열린 삼성, 현대차의 인ㆍ적성 검사 당락은 수학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이번 인ㆍ적성 검사에서는 인문보다는 수리에서 응시생들을 당황하게 한 문제들이 적잖이 출제됐다.
◇수리영역, 시각적 사고ㆍ공간지각이 어려워= 12일 치뤄진 삼성직무적성검사(SSAT)에서는 상식 영역은 쉬웠던 반면, 추리·시각적사고 영역은 어려웠다는 반응이 많았다.
서울 강남구 단대부고에서 시험을 본 삼성전자 기술직 지원자 김모(29)씨는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두 번째 보는 시험인데 시각적사고 문제는 어려웠다”고 말했다.
SSAT의 시각적 사고는 작년 상반기부터 도입됐다. ‘각기 다른 방향에서 본 도형 중 다른 도형은 무엇인가’와 같은 유형이 출제돼 종합적인 수리 능력이 요구됐다.
앞서 11일 열린 현대차의 인적성 검사(HMAT)에서는 새로운 유형의 공간지각 문제가 출제됐다. 주사위의 전개면이 보기로 주어진 뒤 이를 붙이고 회전한 도형을 맞추는 문제에서 수험생 대부분이 정답을 확신하지 못했다. 서울 소재 대학교의 전자공학과를 나온 김모(26)씨는 “응시생들끼리 의견을 주고 받아도 답이 몇 번인지 확신이 서질 않는다”고 털어놨다.
◇인문학 평이, 회사 이해도 묻는 문제 나와= 올해 상반기 삼성, 현대차 입사 시험에서 인문학 부문은 평이했다는 의견이 많았다.
SSAT에서의 상식은 한국과 중국 역사 문제가 많이 출제됐다. 한국사의 경우 흥성대원군의 업적 및 고려 왕건, 목민심서 등에 대한 문제가 나왔고 중국사는 분서갱유나 아편전쟁 등과 관련한 문제가 출제됐다. 삼성전자 기술직 지원자 김모(29)씨는 “상식 문제는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풀 수 있을 정도”라고 평가했다.
현대차의 역사 에세이 주제도 그리 어렵지 않았다는 반응이었다. 현대차는 이번 시험에서 ‘현대차의 5개 핵심가치 중 두 개를 선택해 역사적 사건과 관련지어 설명하라’,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대륙 발견을 평가하라’는 두 개의 주제를 제시했다.
삼성과 현대차가 응시생이 지원한 회사를 얼마만큼 알고 있는지 물은 것도 이번 시험의 공통된 특징으로 꼽힌다. 삼성은 핀테크를 묻는 문제를 출제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핀테크 기업인 루프페이를 인수했다.
현대차의 역사에세이 주제 중 첫 번째는 현대차의 핵심가치인 도전, 창의, 열정, 협력, 글로벌 마인드를 숙지해야 풀 수 있는 문제였다. 두 번째 주제는 올해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탄생 100주년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고(故) 정주영 창업주는 “한 번 해봐라”를 도전정신을 강조한 경영자다.
지난 주말에 치뤄진 삼성, 현대차 입사고시에서는 모두 10만~11만명의 응시생들이 몰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삼성과 현대차는 올 상반기 각각 5000여명 씩, 모두 1만명을 채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