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조원 규모의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을 두고 대한항공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격돌한다.
방위사업청은 24일 KF-X 개발 사업 입찰에 대한항공과 KAI 2개 업체가 참여했다고 밝혔다. 방사청은 접수된 입찰 제안서 평가를 통해 3월 중 우선 협상대상 업체를 선정하고, 5월까지 협상을 거쳐 6~7월 중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열어 KF-X 체계개발 업체를 최종 선정해 계약할 예정이다.
KF-X는 공군 주력기인 F-16보다 우수한 미들급 4.5세대 전투기 120대를 우리 손으로 양산하는 사업이다. 체계개발비만 8조5000억원, 양산비용은 9조6000억원으로 모두 18조1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천문학적 규모의 사업인 만큼 대한항공과 KAI는 각각 록히드마틴과 에어버스라는 사업 파트너를 선정하고 KF-X 사업을 따내기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
KAI는 대한항공에 앞서 록히드마틴과 KF-X 투자와 관련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록히드마틴은 차기전투기 사업 절충교역 협상에서 KF-X 기술이전을 한국 정부에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로파이터 제작사인 에어버스D&S와 손을 잡은 대한항공은 지난 9일 1차 입찰에서 구두 합의는 마쳤으나 파트너십 계약은 체결하지 않아 불참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입찰을 마친 양사의 신경전도 팽팽했다. 대한항공과 KAI는 입찰 참여를 마치고 앞다퉈 보도자료를 내며 자사의 관련 사업 우수성을 알리는 데 적극 나섰다.
대한항공은 “미국의 수출승인(E/L) 규제를 받지 않아도 되고 기술 이전도 쉬울 것”이라며 “최적의 파트너인 에어버스D&S는 한국 항공산업 발전에 기여할 강한 의지가 있으며 핵심기술 이전을 실현할 유일한 대안”이라고 밝혔다.
반면, KAI는 “KT-1, T-50, 수리온 등 다양한 최첨단 국산항공기 개발을 성공적으로 완수한 경험과 인프라를 확보하고 있다”며 “KF-X 사업은 20년 이상 장기간 대형투자를 감당할 수 있는 재무건전성을 갖춘 업체가 주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