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은 17일 미국 소재 자산운용사 원밸류 에셋 매니지먼트사와 본계약을 체결한다. 매각대금은 1000억원대로, 향후 회사 운영비용 등으로 1000억~2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원밸류 에셋은 앞으로 3년간 임직원 고용보장 및 휴직 임직원 복귀 등을 취할 방침이다.
원밸류 에셋은 미국 부동산 개발·투자 회사 베리타스 인베스트먼트, 인터넷 쇼핑몰 투게더MS와 국내 전선제조사 갑을메탈, TSI자산운용사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팬택 인수에 참여했다. 원밸류 에셋을 제외한 기업들은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하고 원밸류 에셋이 경영권을 갖는 방식이다.
팬택은 지난해 8월 법정관리에 돌입한 이후 약 7개월여 동안 경영정상화를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1500억원에 달하는 높은 인수금액과 인수후보자의 분리매각 요구 등으로 매각작업은 난항을 겪었다. 지난해 11월 본입찰 유찰 이후 올해 초까지 적당한 인수후보자를 찾지 못하면서 팬택 청산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던 중 미국 자산운용사 원밸류 에셋을 중심으로 한 원밸류 컨소시엄이 팬택의 인력과 특허·기술은 물론 공장설비 등 유ㆍ무형 자산 전체에 대한 인수 계획을 밝히면서 팬택 매각작업은 급물살을 탔다.
업계에서는 매각주간사 삼정회계법인이 산정한 팬택의 청산가치(1505억원)를 고려할 때 이번 팬택과 원밸류 에셋 간 인수합병(M&A) 계약이 ‘헐값 매각’ 논란에 휩싸이지는 않을 것으로 평가했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팬택 매각작업의 가장 큰 걸림돌은 높은 인수금액이었다”며 “스마트폰 업계가 포화상태에 이른 현 시점에서 1000억원 수준의 자금을 투자할 단일 기업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무엇보다 분리매각이 아닌, 팬택의 특허 등 지적재산권과 인력을 그대로 승계한다는 점에서 팬택과 매각주관사, 법원이 긍정적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