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과 ‘가치’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합리적인 선물세트는 어떤 것이 있을까. 설을 앞두고 마트와 백화점들이 진행하는 예약 판매는 그해의 명절 경기와 선물 트렌드를 알려준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도 ‘품격 있는 실속형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12일부터 이달 1일까지 이 회사의 설 선물세트 예약 판매 매출은 작년 설보다 71.9%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신선식품의 경우 과일과 한우가, 가공식품은 조미료와 통조림의 판매가 두드러졌다. 이마트의 사과 선물세트 매출은 지난해보다 245.6% 증가했으며 한우 선물세트 매출은 112.7% 늘었다.
수산물의 판매 증가세도 눈에 띄었다. 이마트의 굴비, 갈치, 옥돔 등 수산물 선물세트 매출은 지난해 설보다 200%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 측은 “일본 원전 사고가 터진 뒤로 안전을 우려해 수산물 구매를 꺼렸던 소비자들의 인식이 점차 회복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마트도 지난해 12월 21일부터 지난달 28일까지 설 선물세트 예약판매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3.7% 늘었다. 특히 한우의 사전 예약판매 수요가 많았다. 전체 한우 선물세트 중 20원 이상 세트의 매출 비중은 지난해(23.8%)보다 두 배로 늘어난 50.3%였다. 아울러 건강 관련 선물세트를 찾는 이들이 부쩍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백화점에서는 건강식품, 정육, 주류 선물세트를 찾는 이들이 많았다. 롯데백화점이 지난달 26일부터 5일간 선물세트 판매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 세 품목의 매출이 전체의 70%에 달했다. 건강식품은 전체의 34%였으며 이 중 홍삼은 75%를 차지할 만큼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훈 신세계백화점 식품담당 상무는 “설을 맞아 분석한 선물 트렌드는 ‘Different(차별화)’, ‘Easy-to-cook(먹기도 조리하기도 편한 선물)’, ‘Appropriate(1∼2인가구에 꼭 맞는 소포장)’, ‘Reasonable(품격과 가격을 다 잡은 실속세트)’를 뜻하는 ‘DEAR’ 이다”라면서 “거제 외포 건대구 세트(20만원), 효도갈치 세트(22만원), 수협 알찬 굴비(12만 5000원), 행복한우(12만원) 등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식품업체들은 비교적 저가의 실속형 선물세트를 많이 선보였다. 롯데칠성음료는 1등 주스 브랜드인 ‘델몬트’ 선물세트를 설 주력 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CJ제일제당도 2만∼5만원대 중저가 상품의 종류를 대폭 늘렸다. 연어캔을 명절 인기 선물인 스팸에 이은 주력 상품으로 내세웠다.
건강식품은 여전히 인기다. KGC인삼공사는 설을 앞두고 홍삼 브랜드인 정관장 선물세트 13가지를 출시했다. 홍삼 농축액 ‘홍삼정 플러스’와 홍삼에 정제수를 섞은 ‘홍삼정 에브리타임’, 홍삼 농축액에 대추 등 생약 원료를 섞은 ‘홍삼톤 골드’ 등이다.
명절 선물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샴푸, 치약 등을 담은 생활용품 세트와 부모님들을 위한 화장품 및 패션 제품이다. LG생활건강은 후, 오휘, 숨 등 대표 브랜드 제품을 중심으로 선물세트를 구성했다. 한방 화장품 후 브랜드의 ‘천기단 왕후세트’(65만원), 발효 화장품인 숨의 ‘시크릿 리페어 스페셜 세트’(15만5000원) 등 다양한 가격대의 상품을 선보였다. 금강제화는 리갈 수제화를 설 선물로 추천했다. 리갈은 1954년 출시 이래 연평균 30만 켤레가 팔린 대표적인 고급 수제화 브랜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