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KDB대우증권 매각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금융당국이 대형증권사 출현을 위한 제도적 지원 의지를 밝힌 만큼 인수후보로 거론되는 신한금융지주 등으로의 매각이 성사된다면 명실상부한 초대형 증권사의 탄생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고승범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29일 오전 금융위 업무보고 브리핑에서 “구체적인 일정을 잡지 않았지만 연내 KDB대우증권 매각추진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 처장은 “최근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 등을 만나 KDB인프라자산운용을 제외한 KDB대우증권 등 금융자회사 매각을 협의했다”면서 “아직 구체적 매각일정이나 (패키지매각 등) 방식에 대해서는 확정하지 않았으며 좀 더 검토한 뒤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도 “KDB대우증권,KDB캐피탈, KDB자산운용은 국내 금융 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시장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매각 시기 등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우증권 매각이 가시화된 것은 현대증권 매각이 일본계 사모펀드(PEF) ‘오릭스’와 국내 PEF ‘파인스트리트’간의 경쟁으로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대우증권 매각은 현대증권 매각이 완료되는 2분기 이후에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매각 대상은 산업은행이 보유한 KDB대우증권 지분 43%(1억4048만1383주)다. 이날 대우증권 종가 1만100원을 적용하면 1조4188억원어치다.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고려하면 2조원까지 뛸 수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유력 인수후보로는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신한금융지주가 대우증권을 인수한다면 당장 국내 최대 증권사가 된다. 작년 9월 말 기준 대우증권의 자산은 28조 4000억원, 신한금융투자 27조 2800억원이다. 국내 자산규모 1위 증권사는 작년 12월 공식 출범한 통합법인 NH투자증권으로 합병자산 42조6021억원이다.
다만 매각 방식은 미지수다. 홍 회장은 “KDB대우증권 매각을 다른 금융계열사와 묶어 파는 ‘패키지 매각’ 방식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단독 매각이 힘든 KDB자산운용, KDB캐피탈, KDB생명등을 묶어 패키지 매각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한편 대우증권은 자기자본기준 증권업계 1위다. 대우증권은 대우 사태를 겪으면서 1999년 대우그룹 해체와 함께 최대주주가 9개 채권단으로 바뀌었다. 이후 2000년 산업은행이 실권주를 인수하면서 최대주주에 올라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