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이 국제유가 하락세에 비축유를 늘리고 있지만 정작 한국은 비축유 구매예산을 절반 가까이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략비축유란 각국 정부가 석유수급 차질 등 비상시를 대비해 지상 또는 지하 탱크에 기름을 넣어둔 것을 말한다.
13일 정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전년의 두 배에 해당하는 1700만톤의 전략비축유를 수입했다.
이와 관련 우리나라는 여수·거제·울산·곡성·평택·서산·용인·구리·동해 등 9곳의 비축기지에 1억4600만 배럴을 저장할 수 있으며 현재 전략비축유로 9174만 배럴을 채워놓은 상태다.
정부는 2025년까지 전략비축유를 1억716만배럴 수준으로 늘린다는 계획을 세우고 매년 예산이 허락하는 만큼 물량을 사들이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비축유 구입에는 정부예산 446억원(휘발유)과 석유공사 자체 예산 558억원(원유)등 총 1004억원이 투입된 것과 달리 올해에는 정부 예산으로 183억원(휘발유)이 국회에서 확정됐고, 석유공사는 366억원(원유)을 확보해 총 549억원이 비축유를 사들이는데 투입될 예정이다.
이같이 비축유 구매예산이 크게 줄어든 것은 국회가 관련 예산을 대폭 삭감한데다 석유공사가 지난해 유가하락 등 관련시장 불황으로 자체 수익규모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석유공사는 정부예산과 자체 예산을 바탕으로 다음 달 초까지 올해 비축유 구매 목표량의 75%를 국제입찰에 부치는데, 거래조건은 10월∼11월 중 약속한 물량대로 비축유를 받는 대신 올해 1∼3분기까지의 평균 유가로 대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비축유 예산에서 이를 뺀 나머지 금액으로는 10월 또는 11월에 국제입찰에 부치되 4분기 중 국제 현물가격에 따라 시세대로 구입하게 돼 있다.
기존에는 석유공사가 국제유가의 저점을 포착해 구매 시기와 물량 등을 결정했으나, 유가 변동에 따른 위험부담을 줄이려고 2009년부터 목표물량의 75%는 3분기 평균 유가로, 나머지는 4분기 현물가격에 사들이는 방식이 도입됐다.
한편 해외 석유정보기관과 국내 정유사들은 현재 배럴당 50달러 밑으로 내려간 유가가 1분기 또는 2분기에 저점을 찍고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