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TV가 ‘퀀텀닷(양자점)’으로 또 한 번 변신을 꾀하고 있다. 백라이트 유닛을 음극형광램프(CCFL)에서 LED(발광다이오드)로 바꾼 LED TV에 이어, 이번에는 퀀텀닷 TV로 한 단계 더 진화하는 것.
LCD TV의 차세대 기술로 꼽히는 퀀텀닷은 전압이나 빛을 가하면 크기에 따라 각각 다른 색을 내는 나노미터(nm) 크기의 반도체 결정이다. TV 백라이트에 퀀텀닷 필름을 적용하면 낮은 비용으로 고가의 OLED TV 수준의 높은 색 재현율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색 채향성이 좋다 보니 3가지 색으로 구현할 수 있는 색의 범위가 넓어지며 퀀텀닷 TV의 색 재현율이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삼성·LG CES서 퀀텀닷 TV 기술 뽐내 = 차세대 TV로 주목받고 있는 퀀텀닷 TV는 다음달 6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2015 CES(국제가전전시회)’에서 주요 키워드로 부상할 전망이다.
LG전자는 이번 CES에서 퀀텀닷을 적용한 55인치, 65인치 초고화질(UHD) TV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 제품은 IPS 패널의 강점인 넓은 시야각과 높은 색 정확도에 기존 LCD TV 대비 30% 이상 넓은 색재현 범위를 구현했다. 기존 퀀텀닷을 적용한 LCD TV는 독성 물질인 중금속 카드뮴을 사용해 환경 오염에 대한 우려가 있었으나, LG전자는 비카드뮴계 퀀텀닷을 적용해 환경문제도 해결했다.
삼성전자는 105인치 초대형 UHD TV와 평면, 커브드, 플렉시블 등 형태별로 다양한 퀀텀닷 TV를 대거 공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 개막 전 미리 선정하는 ‘CES 혁신상’도 퀀텀닷 TV가 대거 수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열린 글로벌 전략회의에서도 퀀텀닷 라인업을 확대해 UHD TV 시장 지배력을 더 확대하나간다는 전략을 세우며 차세대 TV 시장 주도권을 강화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7∼9월) 33.4%의 시장점유율로 1분기(1∼3월) 이후 글로벌 UHD TV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다.
앞서 중국 가전업체인 TCL도 올해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4에서 퀀텀닷 TV를 선보인 적이 있다. TCL은 “NTCS 기준 LCD의 색 재현율이 72%, OLED TV의 색 재현율이 100%인데 비해 H9700(TCL의 퀀텀닷 TV 모델명)의 색 재현율은 110%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퀀텀닷 시장, 연평균 110% 성장한다 = 전자업계에서는 내년부터 본격적인 퀀텀닷 시장 확대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 조사기관인 IHS에 따르면 글로벌 퀀텀닷 디스플레이 출하량은 지난해 150만대에서 2020년 8700만대까지 증가해 연평균 79% 성장이 예상된다. 시장 규모 역시 지난해 1000만 달러에서 2020년 2억 달러까지 연평균 110% 성장이 전망된다.
퀀텀닷 관련 핵심 특허를 확보하기 위한 전자업계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2004년까지 퀀텀닷 기술 특허 출원은 매년 10건 미만이었으나 2005년에 21건으로 급증하는 등 2010년까지 매년 23.4%씩 증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종합기술원에서 2009년 세계 최초로 4인치 QVGA급(320×240) 해상도의 퀀텀닷 디스플레이를 개발했다. 2011년에는 해당 분야 원천 특허를 갖고 있는 미국 나노시스와 기술제휴를 위한 파트너십을 맺었다. 최근에는 영국 소재 기업인 나노코 및 미국 다우케미컬과 협업해 비카드뮴계 퀀텀닷 디스플레이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8월에는 ‘삼성 큐닷(QDOT) TV’라는 상표를 미국 특허상표청에 등록하기도 했다.
◇필름방식으로 시장 확대 용이해 = 필름 표면에 퀀텀닷 물질만 균일하게 바르면 유리관 방식보다 상대적으로 생산이 쉽고 효율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따라 필름 방식의 퀀텀닷 기술은 TV, 태블릿PC, 모니터를 중심으로 적용 제품이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퀀텀닷 기술은 이미 일부 제품의 디스플레이에 적용되고 있다. 작년 상반기부터 소니는 큐디비전과 기술제휴로 TV에 퀀텀닷을 적용하고 있으며, 같은해 11월부터 아마존은 3M과 나노시스가 공동으로 개발한 필름 형태의 퀀텀닷을 7인치, 8.9인치 킨들파이어 HDX 모델에 적용하고 있다.
문대규 순천향대 디스플레이 신소재공학과 교수는 “퀀텀닷의 장점은 입자의 크기를 바꿔 빛의 파장을 조절, 컬러필터와 정확하게 매칭해 고해상도에 높은 색상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 “디스플레이 해상도가 풀HD에서 UHD로 넘어가고 있고, 4K UHD에 이어 8K UHD까지 이어지는 추세인 만큼 퀀텀닷의 전망은 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