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3분기 2조원 가까운 영업손실을 내며 창립 이래 최대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현대중공업의 실적 정상화가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조정하고 나섰다.
이에 주가에 대한 우려감도 커지고 있다. 현재 10만원선인 현대중공업의 주가가 10만원대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만약 현대중공업 주가 10만원을 하회한다면 이는 지난 2006년 7월 이후 8년 3개월여 만이다.
31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이 1조934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고 전분기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액은 5.6% 감소한 12조4040억원, 당기순손실은 적자 폭이 확대된 1조4604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현대중공업이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기록하면서 증권가에서는 현대중공업의 목표주가를 잇달아 하향조정하고 있다. 삼성증권이 목표주가를 기존 13만원에서 11만5000원으로 낮췄으며 신한금융투자과 우리투자증권도 각각 12만원, 9만원으로 목표주가를 내렸다. 대신증권(18만5000원), 하이투자증권(16만원) 등도 마찬가지였다.
이들 증권사들은 현대중공업의 실적 부진 원인으로 플랜트와 현대미포조선에서 비롯된 대규모 적자를 꼽았다.
유재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조선·육상플랜트 부문의 예정원가 상승에 따른 손실로 대규모 영업적자가 났다"며 "4분기 이익 개선이 가시화되는 국면에서나 바닥 확인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재천 대신증권 연구원도 "현대중공업이 공사손실 충당금 1조1000억원을 설정하는 등 3분기 영업적자가 1조9000억원에 달했다"며 "대규모 손실로 단기간 주가는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충분한 충당금을 쌓았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했다. 현재 현대중공업은 공사손실충당금으로 조선부문 4640억원, 육상플랜트 5920억원 등 1조858억원 가량을 쌓은 것으로 집계됐다.
전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이 공사손실충당금을 충분히 쌓은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실적이 부진해질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사라진 것은 장기적으로 호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해양사업에서의 우발 비용 가능성이 줄었고 육상플랜트 예정원가율을 117~120%로 산정해 예측 가능한 비용을 모두 반영, 불확실성이 낮아졌다"며 "주가순자산비율(PBR) 0.5배 이하인 지금 주가 하락 리스크가 크지 않고 상선부문의 마진 회복 신호와 함께 긍정적 접근이 가능하다"고 봤다.
반면 부정적인 의견도 나왔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충당금 설정한 프로젝트에서의 판매관리비, 사업구조 개편 관련 비용 등으로 급격히 이익을 개선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수주잔고에 포함한 선박 목표수익성을 계산하기 어려워진 데다 신규 경영진의 수주 정책이 확인되지 않아 우려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