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에 임하는 유권자 중에는 더러 입후보자의 학력, 경력, 공약 등을 자세히 알 수 없으니 그냥 현수막에 붙은 사진의 관상을 보고 찍겠다는 사람이 있다. 안 될 말이다. 관상보다는 후보자의 공약을 꼼꼼하게 살펴서 일을 제대로 할 사람을 뽑아야 한다. 그것이 나라를 살리는 길이다.
물론, 지방선거는 그 지역을 위하여 일할 사람을 뽑는 선거이다. 그러나...
6·13지방선거 운동이 한창이다. 전국적인 관심을 끄는 지역도 있지만 주민들의 무관심으로 후보가 누구인지 잘 알지 못하는 지역도 있다. 광역단체장에 대한 관심은 비교적 높지만 기초단체장이나 기초의원에 대해서는 후보자의 면면을 제대로 알지 못하여 더러 “인상이 좋아 보이는 사람을 찍지 뭐”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인상은 印象이라고 쓰고 직역하자면...
얼마 전에 “안중근 먹글씨 1억6000만 원에 낙찰”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사형 집행일을 며칠 앞두고 안중근 의사가 여순(旅順) 감옥에서 쓴 작품이다. “貧與賤人之所惡者也(빈여천인지소오자야)”, “가난하고 천한 것은 사람이 싫어하는 것이다”라는 뜻이다.
왼편 하단에 ‘관동도독부감옥서(關東都督府監獄署)’라는 인쇄 글자가 있는 편지지 양식의 종이에 쓴...
북미정상회담의 성공 여부에 대해 “비핵화 방법론에 관해서 북한과 미국이 의견의 일치를 보느냐 못 보느냐에 달려 있다”는 예측보도가 연일 나오고 있다. ‘비핵화 방법론’, 과연 잘 사용하고 있는 말일까? ‘비핵화 방법론’이 아니라, ‘비핵화 방법’이 맞는 말이라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방법에 대해 국어사전은 ‘어떤 일을 해 나가거나 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의 ‘취소’를 선언하는 바람에 전 세계가 경악하고 실망했는데, 그 ‘취소’를 취소하고 실무진이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되었다. ‘판문점 번개팅’으로 이루어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이 큰 작용을 했다는 평이다.
우리 국민 중에 극히 특별한 몇 사람과 두서넛 집단 외에 남북정상회담에...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갑질’ 보도가 끊이지 않고 있다. LG그룹 3세대 총수 구본무 회장이 타계해 장례가 조촐하게 치러졌다. 검찰에 내홍이 있는 것처럼 보이면서 검찰총장의 지휘력을 의심하는 보도도 있었다. 그룹을 이끌어가는 ‘이사회(會)의 장(長)’이라는 의미에서 정식 직위명은 ‘會長’인데 사람들은 회장을 총수로 표현하고, 검찰의 업무를 총괄하는 직위로서...
19일 검찰 전문자문단은 검찰 내부에서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에 외압을 가했다는 의혹에 대해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문무일 검찰총장의 수사 지휘에는 힘이 실리게 되었고, 국회 법사위원장인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에겐 구속영장이 청구되었다. 검찰이 내홍을 겪고 있다는 우려도 사라질 전망이다.
내홍은 ‘內訌’이라고 쓰며, 각 글자는 ‘안(inside) 내’...
DAS 비자금 횡령, 뇌물수수 등 16개 혐의로 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첫 공판이 23일 열린다. 재판에서 이 전 대통령은 10분 정도 ‘모두진술’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 보도를 들은 어느 학생이 농담인지 진담인지 “그 많은 기소 내용을 어떻게 10분 동안에 ‘모두 진술’하겠느냐”며 친구들과 깔깔거리고 있다. 지나가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은 나는 학생들의...
우리 사회를 참스승이 많은 사회로 만들어 가야 한다.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를 두고 대립만 할 게 아니라 누군가가 먼저 통 큰 양보를 해야 한다. 어느 한쪽에서 “다 저희들이 잘못한 탓입니다” 하고 겸손하게 반성의 목소리를 내면 다른 쪽에서는 “그래 맞아! 다 네 탓이었어”라고 하면서 상대를 짓밟으려 들지 말고 “아닙니다. 다 제 탓입니다”라고 하면서...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는 “교사는 있는데 진정한 스승이 없다”는 말이 한탄처럼 떠돌고 있다. 그만큼 교육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배금주의로 치닫는 자본주의의 지나친 팽배와 남이야 죽든 말든 나만 잘살면 된다는 극단적 이기주의의 만연 앞에서 직업의 한 종류로서 교사만 있을 뿐 스승은 아예 없다.
선생님 중에는 진정한 스승이 되고자 학생들을 혼을...
대표 학생이 주는 꽃 한 송이 외에는 어떤 것도 받아서는 안 된다는 말이 으름장으로 들리는 스승의 날이다. 김영란법의 위력 앞에 스승과 제자 사이의 정이 깔끔하게(?) 정리가 되는 것 같다. 선생님을 마치 촌지나 선물에 환장한 잠재적 범죄자로 몰아가는 세상을 향해 선생님들이 분노하며 차라리 스승의 날을 폐지해 달라는 청원을 내고 있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고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국민들 모두 북한 땅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열차를 타고 중국대륙을 횡단하고 싶다는 사람도 있고, 목포나 부산에서 출발하여 시베리아를 횡단하는 열차를 탈 꿈을 꾸는 사람도 있다. 1년 만에 북한에 대한 인상과 미래를 내다보는 시각이 이렇게 바뀌다니...
‘적령기(適齡期)’라는 말이 있다. 어떤 일을 하는 데 알맞은 나이가 된 때를 이르는 말이다. 결혼 적령기는 결혼하기에 적당한 나이를 말한다. 여성의 경우 1960~1970년대에는 20세 남짓한 나이가 결혼 적령기였다. 이때에는 딸의 나이가 23~24세만 되어도 부모들이 조바심을 내곤 했다. 1980년대로 들어서면서 여성, 남성 모두 결혼 연령이 높아져 여성은 20대 후반...
우리의 문화유산 중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것이 적지 않다. 판소리도 그중 하나이다. 판소리가 200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을 때 우리는 큰 자부심을 가졌다. 판소리가 세계를 향해 뻗어나가리라는 기대도 했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판소리는 여전히 국민적 관심을 얻지 못하고 있다. 서양 음악에 쫓기고 K팝의 큰 유행에 밀려 오히려...
1950~80년대에 목포에서 주로 활동한 시인 김일로(1911~1984)는 선시(禪詩)와 같은 경지의 시를 썼고, 또 한글 시와 한문시의 오묘한 계합(契合)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우리 문학사에서 주목할 만한 인물이다. 예를 들자면, “꿩 소리 귀에 담는 황소 눈에 흰 구름”이라는 짧은 시로 한가한 봄날의 풍경을 읊은 다음에 이것을 다시 한문시로 치환하여 “錦繡山河春日長...
우리말의 어원을 추적하다 보면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곳에 어원이 자리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부질없다’는 말도 그중 하나이다. ‘부질’은 ‘불질’에서 나왔다고 한다. 이때의 ‘불’은 ‘火(불 화)’, 즉 영어의 ‘fire’에 해당하는 말이고, ‘질’은 ‘선생질’, ‘순사질’처럼 직업이나 직책을 비하하는 뜻이 담긴 접미사이다. ‘불질’은 불을 다루는 일을...
‘가리킬 지’, ‘사슴 록’, ‘할 위’, ‘말 마’를 쓰는 指鹿爲馬라는 말이 진시황 때 악행을 일삼던 환관 조고(趙高)로부터 나온 이야기임은 어제의 글에서 밝혔다. 오늘은 그 내력을 좀 더 소상하게 살펴보기로 한다.
조고는 시황제의 유조(遺詔:황제가 죽기 전에 남긴 분부)를 위조하여 태자 부소(扶蘇)를 죽이고 어린 데다가 어리석기까지 했던 호해(胡亥)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만남,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났다. 한반도에 평화와 공동 번영의 봄이 찾아들 수 있는 기본적인 조건이 마련되었다. 두 정상이 몇 차례씩 다시 만나자고 다짐했으니 앞으로도 감동적인 정상회담이 자주 열린 것이다. 남북 간의 이 뜻깊은 대화에 대해 전 세계가 나서서 축하와 지지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대한민국...
판문점 인근에는 여러 개의 다리가 있다. 남북공동경비구역 서쪽의 사천(砂川)에 원래 있던 다리가 ‘널문다리’인데, 휴전협정 조인 후 포로 교환이 이루어지면서 북으로 한 번 건너간 포로는 ‘다시는 돌아올 수 없다’고 해서 ‘돌아오지 않는 다리’라고 부르게 되었다. 1976년 ‘도끼만행 사건’으로 인해 남측에서 이 다리를 폐쇄하자, 북측에서 이에 대응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