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 달쏭思] 총수(總帥)와 수장(首長)

입력 2018-05-24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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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총수일가의 ‘갑질’ 보도가 끊이지 않고 있다. LG그룹 3세대 총수 구본무 회장이 타계해 장례가 조촐하게 치러졌다. 검찰에 내홍이 있는 것처럼 보이면서 검찰총장의 지휘력을 의심하는 보도도 있었다. 그룹을 이끌어가는 ‘이사회(會)의 장(長)’이라는 의미에서 정식 직위명은 ‘會長’인데 사람들은 회장을 총수로 표현하고, 검찰의 업무를 총괄하는 직위로서 ‘총장’이라는 정식 직위명이 있는데도 사람들은 수장으로 부르고 있다. 총수와 수장, 어떤 의미일까?

총수는 ‘摠帥’ 혹은 ‘總帥’라고 쓰며 각 글자는 ‘다 총’, ‘장수 수’라고 훈독한다. 總과 摠은 같은 글자의 다른 표기일 뿐이다. ‘總(=摠)’은 양적으로는 ‘모두 다’, 시간적으로는 ‘언제나 늘’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帥’는 ‘전군(全軍)을 거느리고 통솔하는 장수’라는 뜻이다.

동종의 다른 기업을 제치고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해야 하는 ‘이익집단’인 기업은 매일 전쟁과 흡사한 경쟁을 해야 한다. 전쟁터 같은 ‘이익집단’에서 양적으로는 ‘모든 일’을, 시간적으로는 ‘언제나 늘’ 총괄하여 지휘하는 장수 역할을 하는 사람이 회장이기 때문에 ‘총수(總帥)’로 표현하게 되었을 것이다.

수장은 ‘首長’이라고 쓰며 각 글자는 ‘머리 수’, ‘어른 장’으로 훈독한다. ‘머리 어른’, 즉 ‘맨 위 어른’이라는 뜻이다. ‘首’에는 위치로는 ‘우두머리’, 하는 일로는 ‘통솔’이라는 의미만 있을 뿐, 양적으로 ‘모두 다’라는 의미는 없다. 계급별로 소임이 있는 계급집단의 가장 윗자리에서 부하들을 통솔하기 때문에 수장(首長)이라고 부르게 되었을 것이다.

총수는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자본을 가장 많이 투자한 대가로 모든 일을 언제나 늘 총괄하는 지위를 갖게 된 사람이고, 수장은 조직 내에서 통솔력을 믿고 어른으로 받드는 인물이다. 돈이 많다고 갑질하는 총수가 되어서도 안 되고, 판단 착오로 내홍을 겪는 수장이 되어서도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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