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수 회장의 아픈 손가락 ‘코스모앤컴퍼니’

입력 2014-09-01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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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차입금 558억 중 352억 대여… GS방계그룹 지주사 역할, 친인척 계열분리 수순 분석도

한마디로 눈물겹다. 적어도 외부에서 보면 필사적인 몸부림에 가깝다. GS그룹의 방계기업인 코스모그룹 허경수 회장 이야기다. 허 회장은 허신구 GS리테일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허 회장은 최근 회사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사비를 쏟아붓고 있다. 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코스모앤컴퍼니에 상장 계열사의 지분 가치보다 3배나 많은 사비를 털어 넣었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코스모앤컴퍼니 특수관계인과의 자금차입 공시는 15건으로 거래금액은 559억원에 이른다. 이 중 10건이 회사를 이끌고 있는 허 회장으로부터 빌린 돈이다. 허 회장이 코스모앤컴퍼니 측에 대여한 금액은 올해 들어 352억원으로 회사 측이 특수관계인을 통해 빌린 돈의 64% 수준이다. 이는 현재 허 회장이 보유 중인 그룹 주력 상장사 코스모화학의 보유 지분 가치 100억원의 3배가 넘는 금액이다.

특히 코스모앤컴퍼니의 자금차입 공시 패턴을 보면 사실상 회사에 필요한 운영자금을 금융권이 아닌 허 회장으로부터 조달하고 있는 모습이다. 허 회장은 올해 들어 지난 1월 47억원을 대여한 것을 시작으로 5월까지 매달 10억~30억원의 돈을 빌려줬다. 지난 7월에는 4차례에 걸쳐 사비 214억원을 코스모앤컴퍼니에 대여했다. 또 같은 달 허 회장은 코스모앤컴퍼니에 대한 기존 대여금과 미지급 이자 등 160여억원을 한 번에 탕감하기도 했다.

이는 재무제표상 결손금을 일부라도 해소하기 위한 허 회장의 결단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허 회장이 코스모앤컴퍼니에 사비를 털어 넣는 것은 이 회사가 사실상 자신이 이끌고 있는 방계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코스모앤컴퍼니의 돈줄이 막힐 경우 그룹 전체의 지배권이 붕괴될 가능성이 크다.

허 회장이 본격적으로 코스모앤컴퍼니에 사비를 털어 넣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초다. 코스모앤컴퍼니의 연도별 실적과 재무 현황을 보면 2010년까지만 해도 부채비율이 300%가 넘었지만 흑자 구도를 유지했다. 하지만 2011년 영업 외적 부분에서 손실이 커지면서 적자전환했다. 2012년에는 332억원의 영업외 손실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지난해 말 기준 결손금 규모는 자본금 83억원보다 4배 이상 많은 362억원 수준이다.

허 회장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도 병행하고 있다. 우선 코스모앤컴퍼니에 대해 100%에 이르는 무상감자를 단행했다. 또 코스모앤컴퍼니가 코스모뉴인더스트리, 코스모건설, 코스모글로벌을 흡수합병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허 회장이 이번 구조조정을 통해 계열사의 재무구조 개선과 향후 GS그룹과 친인척 계열분리를 통한 경영권 승계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계열사를 살리기 위해 사비를 쏟아붓고 있는 허 회장의 노력이 어떤 결말을 가져올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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