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불황으로 화장품업계가 침체된 상황에도 아모레퍼시픽그룹이 호실적을 발표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연초 '초심'으로 돌아갈 것으로 강조하며 위기 극복 경영을 적극적으로 펼친 덕분이다. 서 회장은 기본(화장품)에 충실해 오로지 제품혁신에만 집중함에 따라 1등(화장품 국내 1위)의 자존심을 지켰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12일 2분기 영업이익이 172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9% 늘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1조1768억원으로 14.9%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1286억원으로 30.0%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5.6%, 32% 증가한 2조3165억원, 3862억원에 달했다. 순이익은 48% 증가해 3194억원을 기록했다.
주요 계열사 아모레퍼시픽의 2분기 실적은 유통 경쟁력 강화, 해외 사업 성장 등에 힘입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증가한 9667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국내 화장품 사업은 면세, 디지털, 아리따움 등 주요 경로의 매출이 고성장하며 견고한 성장을 이뤄냈다"고 분석했다. 국내 화장품 사업이 22.9% 성장한 6746억원, 해외 화장품 사업은 28% 성장한 1904억원, Mass(생활용품 사업) 및 설록 사업은 0.4% 증가한 101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방판 채널은 채널 건전성 확보를 위한 재고 조정으로 매출이 감소했으나, 카운셀러 활동력 강화 등을 통해 질적 개선을 이뤄냈다. 백화점 채널은 차별화된 브랜드 포트폴리오로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하며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강화했다. 면세 경로는 중국 고객의 구매액 증가에 힘입어 매출 고성장을 지속했다. 아리따움은 제품과 유통, 서비스의 경쟁력 강화로 견고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디지털 경로는 판매 제품 유형(기초ㆍ메이크업ㆍ클렌징ㆍ네일 등)의 확대로 다양한 고객 요구에 대응해 견고한 성장을 지속했다.
해외 화장품 사업은 중국과 아세안 등 성장시장에서 사업을 확대하며 매출 고성장을 달성했다. 성장 시장(중국ㆍ아시아 등)은 48.8% 성장한 163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중국 사업은 브랜드력 강화 및 채널 다각화로 수익성 개선을 동반한 매출 성장을 이뤄냈다. 아시아 시장(중국ㆍ일본 제외)에서는 설화수, 라네즈의 히트상품 판매 확대와 이니스프리 성공적 론칭으로 매출의 고성장세가 지속됐다.
성숙 시장(프랑스ㆍ미국 등)은 6.3% 감소한 39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프랑스 시장은 신제품(롤리타 렘피카 ELLE L’AIME)의 판매가 호조를 보였으나, 유럽 내수 침체에 따른 기존 제품의 판매 부진으로 매출이 감소했다. 일본 시장은 소비세 인상 효과로 2분기 판매가 저조했다.
생활용품 사업은 내수 침체 영향 등으로 매출이 소폭 감소했다. 설록 사업은 오설록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하고 프리미엄 사업을 확대했다.
계열사 이니스프리는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한 1158억원, 영업이익은 63% 증가한 199억원을 기록했다. 이니스프리는 주요 상품(그린티라인ㆍ화산송이ㆍ삼나무 등)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국내 전 경로에서 매출이 고성장했다. 해외 사업의 확대로 수출 매출도 증가했다.
계열사 에뛰드는 2분기 매출이 12% 감소한 755억원, 영업이익은 116% 감소해 1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회사 측은 "해외 에이전트와의 거래 축소로 수출 매출이 감소했고 더불어, 브랜드력 강화를 위한 마케팅 투자 확대도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한편, 비화장품 계열사는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한 700억원, 영업이익은 102.8% 감소해 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회사 측은 "태평양제약은 제약사업 양도에 따라 매출 및 이익이 모두 감소했고, 퍼시픽글라스는 생산 시설 확대로 원가율이 소폭 증가하고 생산 공정 혁신을 위한 비용이 발생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