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주가 모처럼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부동산 규제 완화 시행을 앞두고 금융권의 대출 리스크보다 투자심리 개선 영향이 더 클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코스피시장에서 우리금융은 전 거래일 대비 5.41%(700원) 상승한 1만3650원으로 장을 마쳤다. KB금융은 5.03%(1850원) 오른 3만8600원, 신한지주는 3.27%(1550원) 뛴 4만8900원, 하나금융지주는 3.04%(1200원) 상승한 4만700원으로 마감했다.
지난 27일 금융위원회는 새 경제팀의 경제정책방향 중 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주택대출규제 합리화 과제를 내달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앞서 24일 정부가 하반기 경제정책운용 방향에서 LTV와 DTI를 업권과 지역별로 각각 70%, 60% 단일화한다는 발표 후 즉각적으로 이뤄진 조치다. 이에 따라 은행, 보험, 비은행권, 기타 지역에 따라 달리 적용됐던 LTV가 모든 금융권에서 70%로 적용된다. 또 수도권에 3억원 상당의 아파트를 가진 사람은 10년 만기 대출을 이용할 때 한도가 1억5000만원에서 2억1000만원으로 늘어나 금융권에서 6000만원을 추가로 대출받을 수 있다. DTI의 경우 은행, 보험, 비은행권간 차등 적용을 해소하고 수도권, 전 금융권에서 60%로 적용된다.
업계에서는 일부 LTV와 DTI를 상향하는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이 순이자마진(NIM)에 부정적이라고 우려하지만 대체로 투자심리 개선에 더 주목하는 분위기다.
이신영 HMC투자증권 연구원은“LTV, DTI 규제완화로 인해 부동산가격이 크게 변하지 않더라도 그동안 지방대비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서울 부동산 시장의 거래량을 회복시킬 수 있다는 점, 은행권이 보다 엄격한 LTV/DTI 적용으로 인해 그동안 2금융권 및 주택금융공사에 빼앗겨 왔던 시장점유율을 회복시킬 수 있다는 점 등에서 은행권의 주택담보 대출성장 및 은행업권 이익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다만 주택담보대출의 타 대출대비 낮은 수익성 (타대출대비 90-110bp 낮은 NIM일 것으로 추정)으로 인해 규제완화로 인해 주택담보대출이 5% 증가하더라도, 업종 평균 EPS 증가는 1.3% 정도 예상돼 효과는 제한적이다”라고 덧붙였다.
최진석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LTV 및 DTI 규제 완화 정책에 따른 대출성장 확대 규모는 정확히 추정하기 어려우나 대출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라며 “특히 KB은행의 경우 부동산PF 부실채권 규모도 타행대비 큰 편이므로 수도권 부동산경기 활성화에 따른 성장과 대손비용이 감소해 수혜를 볼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