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IT 공룡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온라인 결제시스템 시장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고 2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텐센트는 월드컵 관련 모바일 베팅 사이트인 QQ로터리에서 알라바바의 온라인 결제시스템인 알리페이를 이용한 서비스 결제를 차단했다. 이와 관련해 텐센트 측은 알리페이가 결제가 지연되는 등 기술적 문제가 있어 QQ 사이트 고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작 QQ사이트 고객들은 텐센트의 알리페이 이용 차단에 회의적인 입장이라고 FT는 전했다. QQ로터리의 한 이용자는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그것이(기술적 문제) 정말 이유일까?”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도 텐센트가 알리페이의 기술적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표면상의 이유일 뿐 진짜 ‘본심’은 라이벌의 독주를 막는 것에 있다고 보고 있다. 텐센트는 알리페이와 유사한 온라인 결제시스템인 텐페이(Tenpay)를 보유하고 있다. 자사의 웹사이트에서 알리페이의 이용을 차단해 텐페이의 이용률을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라는 것이다.
현재 텐페이는 시장 점유율 확보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중국 최대 온라인 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알리페이가 시장을 꽉 잡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i리서치에 따르면 온라인 결제시스템 시장에서 알리페이는 50%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 텐페이의 시장 점유율은 20%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신경전은 온라인 설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텐센트가 알리페이의 기술적 결함을 이유로 이용 차단 결정을 내리자 알리페이 측은 웨이보에 “허튼소리”라며 날카롭게 반응했다. 이에 텐센트 대변인은 “알리페이의 반응을 확대해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들 텐센트와 알리바바 중국판 구글이라고 불리는 바이두 등 메이저 3사의 치열한 경쟁을 오래전부터 예고해왔다. 실제로 이들 3사는 시장점유율, 시가총액, 트래픽 부분에서 세계 톱10 안에 드는 기업들이다. 이들은 택시앱에서부터 인스턴트 메시지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유사한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각 분야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