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에 첫 적자를 기록한 증권업계에 또다시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몰아쳤다.
삼성증권이 지난주 선제적으로 희망퇴직안을 발표한 데 이어 하나대투증권과 대신증권 등 대형사들이 희망퇴직 대열에 가세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삼성증권과 하나대투증권, 대신증권이 전격적 희망퇴직 구조조정안을 발표한 상황이다.
실제 하나대투증권은 17일부터 24일까지 부부장 이상 3년 이상 근속자와 차장 이하 7년 이상 근속자를 상대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로 했다. 희망퇴직자에게는 특별퇴직금으로 근속연수에 따라 10개월에서 24개월 수준의 임금이 지급된다.
장승철 하나대투증권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희망퇴직 인원수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저수익·저효율의 증권업황에 따른 불가피한 경영효율화 조치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대신증권도 올해 상반기 안에 희망자에 한해 명예퇴직을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17일 대신증권은 77개 영업점과 본사에서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시행과 관련한 설명회를 진행했다. 대신증권 측은 “희망퇴직자의 구체적 처우 등은 향후 논의될 예정이고, 또한 임금피크제 도입 등 정관변경사항에 대해서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대신증권의 희망퇴직은 창사 이래 50년 만에 처음이다.
현재 통합작업 중인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까지 가세할 경우 이번 희망퇴직으로 여의도를 떠나야 하는 증권맨은 1000명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증권이 10%에서 20% 수준인 300명에서 500명의 희망퇴직안을 밝힌 데다, 우리투자증권도 희망퇴직이 가시화되면 10% 수준인 300명 선에서 가닥이 잡힐 공산이 크다.
한편, 직원의 생존권 사수를 위해 노조까지 결성한 증권사도 등장했다.
HMC투자증권은 지난 16일 노조 설립 총회를 열고 지부 운영규정 마련과 함께 노명래 지부장을 초대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HMC투자증권 관계자는 “합리적 절차 없이 임금을 삭감해 위화감이 커진 상황”이라며 “불합리한 업무 환경 타개와 직원들의 생존권 사수를 위해 노조를 결성하게 된 것”이라고 배경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