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포스코 회장에 김원길 국민희망서울포럼 상임고문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제계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포스코는 2000년 민영화 이후 외부 인사가 수장을 맡은 적이 없는 데다 철강업계의 불황으로 전문 경영인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김 상임고문은 철강업계의 경력이 전혀 없다. 그가 기업에 몸 담았던 경력은 1967~1982년 대한전선과 1985년 청보식품 사장이 전부다. 이후에는 정치권으로 진출해 국회의원과 새천년민주당(현 민주당) 사무총장, 보건복지부 장관을 역임했다. 기업을 떠난지 20년이 넘은 김 상임고문이 재계 서열 6위인 세계적 기업 포스코를 맡기에는 벅찰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철강업계가 장기 불황을 겪고 있는 것도 김 상임고문이 포스코의 수장을 맡기에 부적절하다고 보는 이유 중 하나다. 포스코의 3분기 영업이익은 6328억원으로 4분기 연속 1조 클럽 달성에 실패하고 있다. 또 이 회사의 영업이익률은 2008년 15.9%에서 지난해 5.1%로 급락했다. 포스코가 장기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고부가가치 제품 매출의 극대화와 해외 매출 비중 확대 등의 전문 경영이 절실한 시점이다.
김 상임고문이 포스코 회장에 오르면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가 되는 것도 결정적인 비난대상이라는 지적이다. 낙하산 식 비 전문인으로 포스코의 수장이 정해지면 현 정권 실세들의 이러저러한 청탁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분석이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철강업계가 심각한 불황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전문 경영인도 아닌 외부 낙하산 인사가 선임되면 치열한 국제경쟁 상황에서 겪고있는 철강업계의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김 상임고문의 포스코 회장 유력설에 회사 내부도 술렁이고 있다. 포스코 고위 관계자는 “그가 수장이 되면 철강업계 사정을 몰라 용어부터 공부해야 할 것”이라며 “지금은 학습 과정을 거쳐야 하는 CEO가 아니라 시급한 현안들을 신속하게 결정할 CEO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석채 회장이 물러난 KT도 후임으로 외부 인사가 고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표현명 현 KT 사장 이외에 형태근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이기태 전 삼성전자 부회장이 차기 KT 회장 후보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