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시간에는 법복을, 휴식시간에는 바이올린과 플루트를 연습해 온 판사들이 실내악 공연을 연다.
현직 법관 5명으로 구성된 실내악단 ‘오인지음’은 24일부터 이틀간 개최되는 ‘법원에서 예술을 만나다’ 행사의 연주회를 위해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법원 송년회 행사를 위해 모인 ‘오인지음’은 서울중앙지법에서 근무했거나 현재 근무하는 판사 5명으로 구성됐다. 민사24부 임복규 부장판사가 플루트, 민사부 배석판사인 김효연, 이혜진 판사는 바이올린, 형사부 배석으로 있는 이재찬 판사는 피아노, 지금은 서부지법으로 옮긴 황미정 판사가 첼로를 맡았다.
시작은 즉흥적이었지만 이후 이들은 법원에서 열리는 각종 행사의 단골 초대손님이 됐다. 연주 기회가 많아지면서 함께 모이는 시간도 늘어났고, 재판 업무로 바쁜 와중에도 점심시간, 퇴근 이후 틈틈이 연습을 해왔다.
임 부장판사는 “악기 연주를 하면서 일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풀 수 있고 젊은 친구들과도 호흡할 수 있어 오인지음 활동이 정말 즐겁다”고 말했다. 그는 사법연수원 시절 처음 플루트를 배웠다.
김 판사는 “법복을 벗고 바이올린을 드는 시간은 ‘치유의 시간’이다”며 “법원 업무는 판사들도 심적으로 부담되는 부분이 많다. 악기 연주를 통해 서로의 마음을 치유하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공연하면서 다른 사람과 공감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고 밝혔다.
팀의 막내인 이 판사는 “판사가 되면 악기를 다룰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인지음 활동을 시작하면서 생활의 활력소가 생겼다”면서 “저희만큼 공연을 보시는 분들도 즐거웠으면 좋겠고, 기회가 된다면 외부 봉사활동도 하고 싶다”고 전했다.
현직 법관 5명의 5중주는 25일 오후 서초동 법원종합청사에서 열리는 ‘법원에서 예술을 만나다’ 행사에서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