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대기업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국내 계열사에 한정돼 있어 해외 계열사와의 내부거래는 ‘사각지대’라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로 국내 계열사와의 내부거래 비중은 감소했지만 해외 계열사까지 포함하면 외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박민식 의원은 15일 공정위 국정감사에서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분석해보니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비중이 해외 계열사를 포함할 경우 국내 계열사만 따졌을 때보다 매우 크게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자동차와 삼성, LG 등 대기업 6곳의 내부거래 비중은 2011년보다 평균 1.94%포인트 감소했지만, 해외 계열사를 포함하면 2.6%포인트 증가했다.
금액으로 보면 국내 계열사간 내부거래 금액은 1년 사이 8000억원 줄었지만, 해외 계열사를 포함하면 27조8000억원 늘었다.
특히 삼성은 지난해 국내 내부거래 비중이 9.0%로 28조2000억원이었지만, 해외 계열사를 포함한 전체 내부거래 비중은 무려 48.45%였고, 금액도 151조4000억원에 달했다.
현대차의 경우 국내 계열사 내부거래 비중은 21.3%, 거래액은 35조원이었으나 해외 계열사를 포함하면 내부거래 비중은 46.2%, 금액은 75조8000억원이었다.
박 의원은 “대기업들이 해외 계열사를 일감 몰아주기 규제 회피 수단으로 이용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면서 “공정위는 해외 계열 내부거래에 대해서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