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전망은 경제관련 설문조사 중 국민들의 관심이 가장 높다. 부동산이 실물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파급효과는 다른 어떤 항목보다 크기 때문이다. 새 정부가 가장 먼저 꺼낸 경제대책도 4·1 부동산 대책이었다.
경제전문가들이 예상하는 내년도 부동산 시장 전망은 다소 어두웠다. 이투데이가 경제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창간 3주년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가운데 58%가 내년 부동산 가격이 상승과 하락을 반복적으로 오가는 ‘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 전문가도 15%에 달했지만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한 응답자 26%에 비해 낮게 나타났다. 경제전문가들이 보기에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대책의 약발이 듣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은 것이다.
정부의 추가대책으로 어떤 정책이 필요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경제전문가 43%은 ‘분양가 현실화’를 꼽았다. 현재의 분양가가 실수요자에게는 다소 높게 형성돼 있다는 것이다. 이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 폐지’(24%), ‘규제 철폐’(21%), 분양가 상한제 폐지(10%) 등 순으로 답했다.
그렇다면 실수요자들은 언제 집을 사는 것이 가장 좋을까. 정부는 올 연말까지 저금리 주택구입대출 한도를 늘려 주고 세제혜택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혜택을 발표하며 실수요자들이 대출을 받아 집을 구입하도록 장려하고 있지만 경제전문가들의 전망은 다소 비관적이었다.
실수요자의 내집 마련 적기를 묻는 질문에 30%가 ‘몇 년간 살 필요 없다’는 답변을 했다. 내년이 적기라는 답변은 거의 절반(49%)에 달해 올해가 적기라는 응답(14%)의 세 배에 달했다. 22명은 내년 상반기를, 27명은 내년 하반기를 각각 주택구매에 적당한 시기로 봤다. ‘내후년’이라는 답변(7%)도 있었다.
설문에 참여한 한 경제전문가는 “돈을 굴리는 입장에 있는 사람들에게 지금의 부동산 가격이 장기적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라며 “다만 거래활성화를 위해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부동산 관련 대책들이 하락세를 늦추는 데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