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버린 기적 새로 쓰자] 작년 주식거래 30% 급감… 증권사 직원 1500명 떠나

입력 2013-07-30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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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익 1조2408억으로 ‘반토막’ 추락… 한해 동안 증권사 지점 10% 줄어

“금융위기 때보다 더 힘들어요.”

글로벌 증시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증권사들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 거래대금 급감으로 브로커리지(위탁매매)는 대폭 쪼그라들었고 ‘롤러코스터’ 장세에 상품 수익은 좀처럼 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살을 깎는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판관비 절감에 노력하고 있지만 지점 효율성이 낮아 고정비 압박은 여전하다. 결국 증권사들은 지난해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며 생사의 기로에 내몰렸다.

◇양(量), 지난해 4곳 중 1곳 적자…조직 슬림화 가동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2012년 4월∼2013년 3월) 62개 증권회사의 순이익은 1조2408억원으로 전년 대비 43.9% 급감했다. 이는 2조20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던 지난 2008년 이후 최저다. 결국 자기자본순이익률(ROE)도 5% 미만으로 하락했다.

지난 2009년 2조9473억원을 기록했던 증권사의 순이익은 2010년 2조8037억원, 2011년 2조2126억원으로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다 지난해에는 반토막 나면서 2조원 아래로 밀려났다.

지수 변동성 확대로 거래 대금이 급감한 것이 직격탄을 날렸다. 지난해 주식거래대금은 1557조1000억원으로 지난 2006년 이후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전년보다도 30.7% 감소한 수준이다.

사정이 이렇자 증권사들도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본격적인 비용관리에 나섰다. 지난해 증권사 전체 지점 수는 1768개에서 1590개로 10% 넘게 줄었고 이 과정에서 1500명이 넘는 직원이 증권사를 떠났다. 올해도 그 노력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실적감소 우려는 여전하다.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거래대금, 신용융자, 자산관리(WM) 잔고 정체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양적완화 축소에 유동성 감소 우려가 겹치면서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평가 손실도 발생하고 있다.

전배승 신영증권 연구원은 “수수료율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어 내년 거래대금이 소폭 늘어난다고 해도 수익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추가적 비용 절감 노력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높은 판관비 비율로 인해 비용 효율성이 크게 개선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천수답식 수익구조 문제…위탁매매 비중 40%

문제는 증권사들이 천수답식 수익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 총 수익 가운데 수수료 수입은 55%에 달한다. 나머지 40%는 운용손익과 순이자수익이다. 다시 수수료수익은 수탁, 자산관리, IB 부문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수탁수수료의 비중이 70% 내외로 월등히 높다. 최근 이 비율이 조금씩 낮아지고는 있으나 수탁 부분은 여전히 총 이익의 40%가량을 차지한다. 미국(35%), 일본(18%)과 비교하면 상당하다.

우다희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즈니스 모델 변화와 상품 리스트럭처링(기본적 구조개편)을 통한 마진 개선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증권사들 고정비용 부담은 더욱더 가중될 것”이라며 “새로운 먹거리나 업무 영역 확대가 뒷받침되지 않은 상황에서 단순히 거래대금에 의지한 수익성 개선은 한계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런 맥락에서 지난 4월 말 통과된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희망을 걸고 있다. 대형 투자은행(IB) 업무 허용을 골자로 하는 이 법안은 증권사들이 기업 대출 등 신규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빗장을 열어줬다. 수익원을 다양화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 것이다.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코넥스(KONEX)시장 도입과 해외 기업의 국내 상장, 국내 기업들의 인수합병(M&A) 등이 점차 활성화되면서 IB시장 규모는 점차 커질 것”이라며 “대형 IB들의 기업관련 신용공여가 가능하게 된 점도 IB부문 투자유치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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