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규 농협금융 회장이 15일 전격 사임을 표명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사의표명 전에 신 회장은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에게 집중된 권한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옥상옥' 구조인 농협중앙회와 금융지주간의 관계가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이번에 불거진 잡음들은 농협금융의 지배구조에 있다. 농협금융은 농협중앙회가 지분 100%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사실상 금융지주 위에 농협중앙회가 있다. 서열상으로 보면 최원병 농협중앙회 회장이 1위이고, 그 다음이 경제지주 대표이고, 신동규 금융지주 회장은 세번째 이다.
따라서 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성과 평가를 중앙회 이사회(최원병 회장이 의장)내 소위원회(평가보상위원회)에서 담당한다. 금융지주회사법에 금융지주가 자율적으로 이사회에서 회장의 성과평가를 하도록 돼 있지만 상위법인 농협법이 더 우선한다.
농협법 상에는 중앙회가 농협금융과 자회사 등을 '지도·감독'할 수 있다는 규정돼 있다. 이렇다 보니 실무도 중앙회가 주도하고 있다. 실제 금융지주와 은행 홍보실을 중앙회 홍보실에서 통합 관리하고 있다.
문제는 최원병 중앙회장의 지도, 감독의 범위였다. 농협중앙회과 농협금융 안팎에서는 신경분리 이후에도 최 회장이 재정은 물론 인사까지 관여하면서 계열사 사장이 독자적으로 경영을 추진하는데 한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중에서도 가장 입지가 애매한 사람이 신동규 회장 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원병 회장과 지주사 사장, 계열사 사장으로 이어지는 옥상옥 구조에서 가운데 끼어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 회장의 전격 사의 배경으로 최원병 회장과의 권한 관계가 언급된 것에 대해 농협금융 직원들은 대부분 수긍하는 분위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