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브라질 등 신흥국의 경제 성장이 주춤하고 있는 사이 미국·일본 등 선진국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이 이어지면서 투자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펀드 추적 전문회사 EPFR글로벌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이후 선진국 증시에 투자하는 펀드 자금의 유입은 증가한 반면 신흥국 증시에 투자하는 펀드에서는 자금이 유출되고 있다.
올초부터 누적된 선진국 증시의 펀드 자금은 이미 760억 달러(약 85조원)를 넘어섰다. 이는 신흥국 증시에 투자한 금액의 3배에 달한다. 일본의 경우 올해 초부터 유입금액이 1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 같은 투자자금 흐름의 변화는 증시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일본 닛케이 평균주가는 일본은행(BOJ)의 대담한 금융완화 조치가 있은 뒤인 지난 5일 1만2800선을 돌파하며 4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 증시는 올해 초부터 23%가 넘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증시의 주요 지수 역시 올들어 두자릿수의 상승폭을 나타냈으며 다우지수는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을 벌이고 있다.
반면 중국과 브라질 등 신흥국의 주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해외 자금 유입에 따른 자금 선순환에 탄력이 붙으면서 미국·일본의 경기회복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미국에서는 경기부양 효과가 나타나면서 주택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개인소비도 활력을 되찾고 있다.
일본에서도 적극적인 금융완화가 디플레이션 탈출을 앞당기는 등 내수를 자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엔화 약세로 수출 산업의 실적이 개선되면서 주식이나 부동산투자신탁(REIT)에도 자금이 돌기 시작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반면 신흥국의 경우 과거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에 따라 자금이 몰리면서 투자와 소비로 이어졌던 것과 달리 최근 인플레이션 압박과 함께 경기 불안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은 부동산시장의 긴축을 강화할 방침이며 브라질도 인플레이션 상승에 따른 금리 인상 가능성이 크다고 신문은 전했다.
시마모토 코지 소시에테제너럴증권 도쿄지점장은 “미국의 경기부양 효과가 실물 경제에 나타나고 있으며 일본도 효과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며 “금융완화를 주도하는 선진국의 주가 상승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