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는 20일 장에서 지난달 2일 이후 처음으로 2020선을 회복했다. 엔저현상이 누그러진 가운데 미국과 중국의 경기회복 기대감이 겹치면서 외국인의 매수세가 다시 유입됐기 때문이다.
특히 경기에 민감한 IT업종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20일 장에서 유가증권시장에서 IT업종지수는 3.28% 오르면서 업종지수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15일 이후 처음으로 150만원선을 회복하며 코스피지수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증권가의 IT업종 기업에 대한 실적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21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IFRS 기준, 3곳 이상의 증권사가 추정한 IT업종 15개 종목(12월 결산법인)의 올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지난해 말에 비해 20일, 평균 18.26% 줄었다. 올해 전체 영업이익 전망치도 지난해 말 추정치에 비해 13.12% 감소했다.
개별 종목별로는 LG이노텍의 올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감소폭이 가장 컸다. 지난해 말 35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됐지만 20일에는 131억원으로 62.59% 쪼그라들었다.
LG이노텍은 지난해 4분기 매출 1조6263억원을 올렸지만,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77% 하락한 63억원을 기록했다. 발광다이오드(LED) 사업 적자 확대와 카메라모듈의 낮은 수익성이 LG이노텍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LG이노텍의 LED 사업부는 지난 2011년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8분기 연속 적자행진 중이다.
LG이노텍에 이어 LG디스플레이(-52.36%), 위메이드(-31.20%), SK하이닉스(-27.79%), 삼성SDI(-26.60%) 등의 순으로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감소폭이 컸다.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지난해 말에 비해 20일 기준으로 증가한 곳은 네오위즈게임즈(4.71%), 삼성전자(4.24%), 다음(2.27%), NHN(0.89%) 등 단 4종목에 불과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1분기 7조9322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20일에는 8조2681억원으로 전망치가 늘었다. 2013년 한해 영업이익 전망치도 지난해 말 35조2470억원에서, 20일 36조3779억원으로 3.21% 증가했다.
한편, 올 한해 영업이익 추정치가 지난해 말에 비해 증가한 곳은 삼성전자와 NHN 단 두 곳에 불과했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갤럭시S4 출시, 엔화약세의 진정 등 IT업종 종목의 향후 실적 개선요인이 많아 보인다”며 “IT업종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는 애널리스트들이 선행적으로 올리는 경우는 드문 만큼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