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연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0%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3.0%±1%) 상단을 겨우 맞춘 것이다. 하지만 지난달 변경되기 이전의 소비자물가지수 기준으로는 4.4% 가량으로 나타나 사실상 물가안정 목표 달성이 실패했다는 지적이다.
한은은 29일 발표한 ‘2011년 물가안정목표제 운영상황 점검’에 따르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대비 4.0%(잠정치)를 기록했다. 이는 한은의 물가안정목표(2010년~2012년)가 소비자물가 상승률 기준 3.0%±1%인 점에 비춰보면 물가안정목표에 턱걸이했다고 볼 수 있다.
한은은 △북반구 이상한파, 중동지역 정정불안 등으로 인한 국제유가 급등 △구제역으로 인한 축산물 가격 상승 △농산물 작황 악화로 인한 채소 가격 급등 등을 물가 상승 요인으로 꼽았다.
그러나 사실상 물가안정목표 달성에 사실상 실패했다는 지적이다. 이번 발표가 고물가의 주범으로 꼽혔던 금반지 등을 뺀 새로운 소비자물가지수(11월 말 발표)를 기준으로 한 것으로, 이전 지수를 기준으로 할 경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4% 수준이기 때문이다.
특히 새로운 지수를 기준으로는 총 6차례에 걸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은의 물가관리 범위를 이탈했지만 구(舊)지수를 기준으로 한면 총 11달이나 4%를 웃돌았다. 10월만 겨우 4% 아래를 지켰다.
한은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연 3.3%(상반기 3.5%, 하반기 3.1%)로 전망, 올해보다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높은 기대 인플레이션에 따른 근원인플레이션 상승으로 기조적 물가 상승압력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은 관계자는 “세계 경제의 성장성 약화로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고 국내 경제도 완만한 경기둔화 조짐을 보여 내년 물가 상승률은 올해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은은 지난해 7월부터 5차례(올 들어서는 3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을 0.5%포인트 낮춘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했다. 내년에도 추가적으로 0.5%포인트가 낮아져 총 1%포인트의 물가 인하 효과가 있다고 봤다.
다만 한은은 기준금리를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한차례씩 추가로 더 인상했을 경우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9%를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 관계자는 “내년은 물가안정목표의 중심선(3%)에서 물가가 안정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