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본코리아 상장 첫날 ‘선방’…장기 성적표는 ‘글쎄’

입력 2024-11-06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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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가 대비 51% 올라…“준수한 성적”
우리사주 65% 포기…향후 수익은 의심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에서 열린 더본코리아 코스피 상장 기념식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에서 열린 더본코리아 코스피 상장 기념식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더본코리아가 6일 코스피시장 상장 첫 날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다만 임직원 사이에서 배정된 공모주를 대량 포기하는 사례가 발생하는 등 장기적 관점의 주가 흐름에는 회의적인 시선도 나오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더본코리아는 아닐 공모가(3만4000원) 대비 51.1% 오른 5만1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89.7%(6만4500원)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이후 하락 폭을 키우며 내려왔다.

어려운 시장 환경에서 더본코리아가 선방했다는 평가다. 증권사 관계자는 “‘따블(공모가 대비 두 배 상승)’이 안된 것은 아쉽지만 최근 코스닥 시장에서 공모주의 첫날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하는 사례가 잇따른 만큼 투심이 얼어있는 상황”이라며 “애초 더본코리아의 공모가가 희망밴드를 훌쩍 넘어 책정된 만큼 이정도 상승률도 시장에서 선방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올해 유가증권시장에서 이전상장과 재상장을 제외하고 신규 상장한 종목은 총 6곳으로 이중 더본코리아의 첫날 주가 상승률이 두 번째로 높다. HD현대마린솔루션이 96.5%로 가장 높고 그 다음 △더본코리아(51.1%) △산일전기(43.4%) △에이피알(27.0%) △전진건설로봇(24.6%) △시프트업(18.3%) 순이다.

더본코리아의 인기는 이미 어느정도 예견된 순서였다. 앞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734.7대1를 기록하면서 더본코리아와 기업공개(IPO) 주관사는 공모가를 희망가격 상단보다도 20% 넘게 올려 기대감을 키웠다.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에서도 772.8대 1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청약 증거금만 11조8238억 원에 달했다. 이는 HD현대마린솔루션(25조 원), 시프트업(18조5000억 원), 산일전기(16조8815억 원), 에이피알(14조 원)에 이어 다섯 번째로 많다.

다만 이같은 상승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기관 투자자와 일반 투자자에서 호응을 받았던 것과는 상반되게 오히려 임직원 사이에서는 배정된 공모주를 포기한 사례가 많아서다. 우리사주 최초 배정 60만 주 가운데 실제 청약 수량은 21만2666주로 집계됐다. 40만 주에 가까운 실권주가 발생한 것으로 경쟁률은 0.35대 1에 불과했다. 남은 물량은 일반 투자자와 기관 투자자에게 배분됐다.

더본코리아 임직원이 장기적 관점에서 주가 수익률에 대한 의구심이 컸다는 방증이다. 우리사주는 1년동안 의무보호예수 기간이 적용된다. 상장 후 1년까지는 주가가 아무리 오르거나 내려도 팔 수없다는 뜻이다.

다른 공모주와 비교해도 더본코리아의 우리사주 인기가 유독 부진했다. 특히 올해 코스피 상장 기업들의 우리사주 청약률은 △에이피알 (93%) △HD현대마린솔루션(93%) △산일전기(43%) 등이다. 시프트업은 우리사주를 만들지 않았다.

기관 투자자들의 의무보유확약도 10%대 초반에 그쳤다. 의무보유확약은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기관 투자자가 공모주를 배정받은 뒤에도 일정 기간 보유하겠다고 밝히는 자발적 약속이다. 기관투자자 역시 먼 관점에서 주가 상승률에 확신이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백종원 대표가 출연한 ‘흑백요리사’ 인기로 단기 수요가 커졌지만 중장기적으로 기업 자체의 경쟁력이 중요하다”며 “국내 프랜차이즈 매장을 큰 폭으로 확대하긴 어려운 만큼 해외 새 시장에서 성과를 내는 것이 핵심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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