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좋댓구알'이 신종 욕인 줄 알았는데 유튜버가 구독자에게 요청하는 '좋아요, 댓글, 구독, 알림 설정' 네 가지 단어를 합친 신조어라고 한다. 지인은 자신의 자녀가 장래희망이 유튜버라고 해서 식겁했다는 얘기도 들었다. 예전에는 BJ가 등장하는 아프리카TV가 대세였던 것 같은데 너무나 트렌드가 빨리 변하는 것 같아 역시 대한민국인 듯싶다. 국세청은 2019년 9월 유튜버가 급격히 늘어나고 이들이 종합소득세를 납부하자 1인 미디어 창작자라고 업종코드를 신설하기도 했다. 유튜버가 얼마나 버는지 자료를 찾아보니 2021년 기준 3만4219명이 8588억9800만 원을 신고했다. 1인당 평균을 내면 2510만 원 정도다. 그러나 유튜버 세계도 마찬가지로 상위 1% 유튜버가 전체 수입의 25%인 2438억6500만 원을 벌고 대부분은 연평균 수입이 40만 원에 불과하다고 한다.
지인 중 한 명은 자녀가 너무 유튜브만 본다며 하소연을 했다.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보는 게 무슨 문제인가 싶었다. 물론 너무 자주 들여다보면 안 되겠지만. 그런데 문제는 TV로 본다는 것이다. 요즘 스마트TV는 인터넷이 다 가능하므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나 유튜브도 볼 수 있다. 아버지가 TV 뉴스를 봐야 하는데 아들이 큰 거실 TV로 유튜브를 보고 있다는 하소연인 셈이었다. 근데 가끔 같이 앉아서 볼 때마다 걱정이 들더란다. TV를 통해 보니 방송을 보는 것 같은데 유튜버들이 술을 마시고 있는 게 아닌가. TV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 이제는 담배를 태우는 모습을 보기 힘들고 술을 마시는 장면도 거의 보기 어렵다. 방송법이 지상파나 케이블TV로 송출되는 영화나 드라마 등은 흡연이나 음주 장면을 미화하거나 조장하지 않도록 규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행법상 유튜브나 라이브방송은 방송이 아닌 통신으로 분류가 돼 방송법 적용을 받지 않는다. 유튜브를 운영하는 행위 자체를 검열하거나 처벌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이 현재로썬 없고 유튜브상의 콘텐츠 대부분이 시청 연령제한이나 심의 등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흡연이나 음주의 경우 현재 넷플릭스나 티빙, 웨이브 등 OTT도 이 같은 논란이 있지만 내가 보기엔 유튜버들이 더 심각해 보인다.
더 나아가 조직폭력배가 온몸에 문신을 한 채 유튜버랍시고 방송을 하거나 속옷만 입고 피아노를 치는 연예인 출신 유튜버도 있다고 한다. 얼마 전에는 1000만 원어치 로또를 구매해서 얼마나 당첨이 되는지를 방송한 유튜버도 있었다. 모 유명 가수와 스포츠선수는 먹는 방송(먹방)을 주로 내세우면서 곁다리로 음주를 즐기기도 한다.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유튜버도 많다.
전문가들은 자극적인 콘텐츠를 찾는 대중과 조회 수 욕심을 내는 유튜버가 합작한 사회병리 현상이라며 독일처럼 소셜미디어(SNS) 사업자를 압박하는 입법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마침 10일부터 국회가 정부를 감시 비판하는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이번 기회에 이런 유튜버의 문제점을 공론화하고 법ㆍ제도 개선을 통해 해소할 수 있는 장이 되길 바란다. 기업인들 불러다 호통을 치고 막말, 폭언으로 얼룩진 과거 국감을 보고 답답해서 하는 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