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등금 전액, 해외 본사로
사회공헌은 순이익의 10%도 안돼
햇살론 등 사회책임금융도 찔끔
한국씨티은행이 해외 본사에 거액의 배당을 결정하면서 고배당 논란이 또 다시 불거지고 있다. 외국계 은행들은 고금리 시기 손쉽게 돈을 벌면서도 국내 은행보다 사회공헌 활동에 인색하다는 지적은 매년 반복되지만 바뀌지 않는 이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은 지난달 말 이사회에서 총 4000억 원 규모의 중간 현금배당을 의결했다. 올해 상반기 벌어들인 순이익 2484억 원을 훌쩍 뛰어넘는 금액으로, 미국 씨티그룹으로 국부가 유출된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졌다.
문제는 외국계 은행의 경우 배당금이 전액 본사로 보내진다는 점이다. 한국씨티은행의 최대 주주는 미국 ‘씨티뱅크 오버시즈 인베스트먼트 코퍼레이션‘이다. 미국 씨티그룹이 100% 출자했고, 지분율은 99.98%다.
국내에서 벌어드린 수익을 해외 본사로 송금하지만 국내 투자나 고용, 사회환원에서 인색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금융당국에서 강조한 상생금융과도 다소 거리가 있는 모습이다. 금융감독원은 은행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며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등 취약차주에 대한 금융 지원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반면, 외국계 은행의 사회공헌 활동은 전 은행권 중 최저 수준이다.
은행연합회가 발간한 ‘2023 은행 사회공헌활동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씨티은행의 사회공헌비 지출은 순이익 대비 6.72% 비중에 머물렀다. SC제일은행의 경우 약 162억 원(3.83%)이 지출됐다. 규모와 순이익이 비슷한 지방은행의 사회공헌 비중과도 비교된다. 지방은행 중 △BNK부산은행 12.95% △제주은행 12.12% △BNK경남은행 10.63% △iM뱅크 10.08%가 10%대를 넘었다.
장기적 수익 전망이 좋은 것도 아니다.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6월 말부터 7월 초까지 한국씨티은행의 장기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하향했다. 시장 지위 저하로 이자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권에서는 외국계 은행이 서민금융 등 공익적 역할을 확대해 국내 소비자에게 합당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의 사회적 책임뿐만 아니라 국내 은행과의 형평성 차원에서도 금융당국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