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5조 알짜 ‘바이오사업’ 매각설...대체 왜?

입력 2024-11-19 18:2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전체 매출 23% 차지…중국 리스크 줄이고 실탄 장전 전망

▲CJ제일제당 본사 전경 (사진제공=CJ제일제당)
▲CJ제일제당 본사 전경 (사진제공=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이 바이오 사업부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이유에 대해 관심이 모인다. ‘탈중국’과 ‘제2의 슈완스’ 찾기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CJ제일제당은 19일 공시를 통해 “바이오 사업에 대한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면서도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CJ제일제당은 1953년 제일제당 공업주식회사로 출범해 70여 년 동안 소재식품에서 가공식품으로, 나아가 바이오 사업까지 영역을 넓혔다. 바이오 사업은 식품과 함께 CJ제일제당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운 핵심축이다. 지난해 기준 바이오 사업 매출은 4조1343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23%를 차지한다. 올해는 매출 5조원이 점쳐지고 있다.

CJ제일제당은 그린 바이오(농업·식품), 화이트 바이오(환경·에너지), 레드 바이오(의료·제약) 사업을 전개하는데, 주력 부문은 그린 바이오다. 매각이 거론되는 사업부는 이 그린 바이오 사업부다. 미생물 발효 및 정제 과정을 거쳐 인체·가축 생장에 필수적인 아미노산 및 식품용 조미 소재를 생산·판매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1964년 MSG(글루탐산나트륨), 1977년 핵산을 생산하며 식품 조미소재 사업을 키웠고, 1990년대 들어 라이신 생산을 시작하며 사료용 아미노산 분야에 뛰어들었다. 현재 핵산, 라이신, 트립토판, 발린 등에서 글로벌 점유율 1위다.

CJ제일제당이 기업의 모태인 그린 바이오를 매각하려는 이유는 크게 △중국 리스크 최소화 △인수합병(M&A) 준비를 위한 행보로 분석된다.

그린 바이오 사업은 글로벌 1위에 올라있지만 리스크가 존재한다. 곡물 가격 등 원재료 시황과 육류 소비 수요 등에 따라 실적이 널뛴다. 올해는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지난해 바이오 사업은 부진한 실적의 주 요인이었다.

바이오사업부문과 (Food&Nutrition Tech)사업부문을 합친 바이오 실적을 살펴보면 2022년 대비 매출은 14.8%, 영업이익은 60.5% 감소했다. 이에 대해 CJ제일제당 측은 “원재료인 원당가격 상승과 셀렉타의 부진이 있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CJ셀렉타는 사료 원료로 쓰이는 농축대두단백(SPC) 분야 대두 가공기업으로 브라질 자회사였으나, 지난해 10월 지분 전량을 매각했다.

CJ제일제당은 CJ셀렉타를 매각하며 고수익 스페셜티 제품군 중심으로 바이오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수익 스페셜티를 키우겠다는 전략은 중국 영향이 컸다. 사료에 들어가는 아미노산인 라이신은 최대 소비국이 중국이다. 중국의 경기 불황 등으로 수요가 줄어들며 타격을 받았다. 이어 중국 생산업체가 저가 마케팅을 벌이기도 했다. 라이신은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사업으로 꼽힌다. 다양한 중국 업체가 뛰어들며 가격이 하락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CJ제일제당은 바이오 사업부는 식품 부문 다음으로 회사 영업이익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 리스크와 가격 경쟁에서 발생하는 마진의 변동성 때문에 회사 주가에 영향을 미쳐왔다”고 설명했다.

앞서 2023년 CJ제일제당은 중국 식품 자회사 ‘지상쥐’ 보유지분도 전량 매각한 바 있다. 지상쥐는 중국식 반찬류인 자차이(짜사이)와 중국식 장류 등을 취급해왔다. CJ제일제당은 K푸드 사업 집중을 위해 지상쥐를 처분했다. 당시 지상쥐 매각이 CJ제일제당의 ‘탈중국’의 행보라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CJ제일제당 측은 선택과 집중의 일환이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그린 바이오 매각으로 대규모 M&A를 준비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CJ그룹은 과거 안정적인 실적을 냈던 CJ헬로비전과 CJ헬스케어를 매각했다. 이 역시 ‘선택과 집중’을 위함이었다. CJ제일제당은 매각 대금을 바탕으로 미국 냉동식품 2위 업체인 슈완스컴퍼니를 인수했다. 인수대금은 2조 원대로 CJ그룹 역사상 최대 규모 거래였다.

CJ제일제당은 슈완스의 유통망 등을 활용해 미국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했고, 글로벌 식품 기업으로 도약하는 발판이 됐다. 슈완스 인수 전인 2018년 3649억 원 수준이었던 CJ제일제당의 미국 식품 매출은 현재 4조 원대로 크게 증가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슈완스 인수 당시 업계에서는 CJ제일제당이 무리한 거래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미국 성공의 밑바탕이 됐다”며 “슈완스 사례를 토대로 CJ그룹이 적극적으로 M&A를 준비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한국 고마워요”…버림받은 ‘통일미’, 아프리카서 화려한 부활 [해시태그]
  • 하루 1.8끼 먹고 소득 40% 생활비로 쓰지만…"1인 생활 만족" [데이터클립]
  • 검찰, ‘경기도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이재명 불구속 기소
  • 울산 현대차 공장, 차량 테스트 중 연구원 3명 사망
  • 내년 3기 신도시 8000가구 분양 예정…실현 가능성은 '과제'
  • 증시서 짐싸는 개미들 “정보 비대칭에 루머·음모론 지쳐”
  • 서울지하철 노조, 내달 6일 총파업 예고…3년 연속 파업 이어지나
  • 삼성 ‘호암 이병철’ 37주기 찾은 이재용…‘침묵’ 속 초격차 경쟁력 고심
  • 오늘의 상승종목

  • 11.19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29,054,000
    • +1.05%
    • 이더리움
    • 4,336,000
    • -1.94%
    • 비트코인 캐시
    • 620,500
    • -2.97%
    • 리플
    • 1,527
    • -3.23%
    • 솔라나
    • 330,100
    • -1.81%
    • 에이다
    • 1,019
    • -2.3%
    • 이오스
    • 897
    • -5.58%
    • 트론
    • 280
    • -1.06%
    • 스텔라루멘
    • 320
    • -2.74%
    • 비트코인에스브이
    • 96,650
    • -0.77%
    • 체인링크
    • 20,410
    • -4.22%
    • 샌드박스
    • 477
    • -5.73%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