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1210원대로 진입하며 2주일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루 낙폭도 20원을 넘어섰다.
미국 의회에서 대규모 재정부양책이 통과된 것이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미국 증시는 물론이거니와 국내 증시도 급등했다. 실제 코스피지수는 2%에 육박하는 오름세를 기록했다. 원·달러 추가 상승을 예상하고 매수했던 투기세력들의 롱스탑(달러매수 청산)물량도 나왔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원·달러 환율이 예상보다 많이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원·달러가 상승할 것으로 보고 1230원대에서 매수했던 투기세력들이 물량을 쏟아내고 있기 때문으로 진단했다. 주식과 환율 모두 아직까지는 기술적 되돌림 정도로 평가했다. 다음주 원·달러에 대해서는 예측이 갈렸다. 한편에서는 투기수요 매물이 더 나올 수 있어 최대 1200원까지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봤다. 또 한편에서는 전고점인 1296원과 오늘 저점인 1205원선의 중간인 1220원과 1240원 사이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장중에는 1205.2원까지 내려 역시 12일 장중 기록 1190.7원 이후 가장 낮았다. 1214.0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중 1217.6원까지 올랐다. 장중 변동폭은 12.4원으로 9일 이후 3주일간 10원 넘는 변동성을 지속했다.
역외환율은 나흘째 하락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211.5/1212.0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19.25원 내렸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유동성을 풀었고, 대규모 부양책이 미국 의회를 통과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다만, 이렇게 많이 빠질 요인은 없었는데 과하게 반응한 것 같다. 1230원대에서 원·달러가 더 올라갈 것으로 보고 샀던 곳에서 스탑물량을 내놓은 것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정부와 중앙은행이 나서서 죽어가는 업체도 살려놓겠다고 하는 마당이라 원·달러가 당장 전고점인 1290원선까지 오르긴 어려워 보인다. 반면, 환율시장은 아직 안정을 찾지 못했다. 많이 하락할 이유도 없다. 주식과 환율은 여전히 기술적 반등과 하락으로 보고 있다. 호주달러도 저점에서 상승중이며, 엔화도 강세로 돌고 있다”며 “오늘부로 미국의 코로나19 환자는 중국과 이탈리아보다 많아졌다. 셧다운이 길어질 수 있다. 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기 어려운 상황이다. 분기말이 지나가면서 달러 수요는 줄었지만, 위기상황에서 일방적으로 강달러를 보이고 있다. 다음주 원·달러는 1220원과 1240원 사이에서 등락할 것으로 본다”고 예측했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전혀 예측이 안된다. 오전중에 외국인이 주식을 내다팔때도 원·달러는 계속 떨어졌다. 장막판엔 결제물량 등 일부 매수수요가 있어 살짝 반등했다”며 “지금까지 투기 수요가 많이 붙었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원·달러 1220원이 깨졌다. 급한 속도로 예전환율을 되돌리는 것 같다. 투기성 수요의 매물이 계속될 수 있어 다음주도 하방압력은 좀 더 있을 것 같다. 다음주 원·달러 환율은 오늘 정도 수준에서 1200원 사이에서 등락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오후 3시40분 현재 달러·엔은 0.96엔(0.88%) 떨어진 108.61엔을, 유로·달러는 0.0009달러(0.08%) 오른 1.1043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09위안(0.12%) 상승한 7.0871위안을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31.49포인트(1.87%) 급등한 1717.73을 기록했다. 다만,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3764억9800만원어치를 매도해 17거래일째 순매도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