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이 ‘비정규직 제로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업은행은 최근 파견·용역 직원 2000여 명 중 총 1604명의 정규직 전환을 확정지으며, 은행권 최초로 비정규직 없는 은행에 다가서고 있다.
7일 기업은행에 따르면 현재 파견·용역 업체 소속 청소·사무보조·조리·주차관리 인력 968명이 IBK서비스 소속 정규직으로 전환, 근무하고 있다. 이 밖에 채권추심과 연수원 안내 담당 인력은 올 6월 정규직으로 전환될 예정이며, 조리 인력 20명과 영업점 경비 인력 616명이 내년 1월 추가로 전환된다.
기업은행의 자회사 설립은 정부가 지난해 7월 발표한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따른 것이다. 가이드라인은 파견·용역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할 때, 직접 고용이나 자회사 고용을 선택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모든 파견·용역 직원을 직접 고용하기엔 비용 부담이 크다고 판단, 자회사로의 편입 방식을 택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자본금 30억 원을 100% 출자해 인력 자회사인 IBK서비스를 설립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직군이 본점 직접 고용을 강하게 주장해 자회사 편입에 난항을 겪었고, 기업은행은 일괄 교섭에서 직군별 협의로 방향을 바꿨다.
대부분 직군이 자회사 편입에 동의했지만, 시설용역 및 경비 직군은 본점의 무기계약직 직고용을 요구하며 인사부와 계속 협의 중이다. IBK노조 관계자는 “본점에 소속되면 호봉제를 적용 받지만, 자회사에 편입되면 난이도와 숙련도에 따른 직무급제나 승급제 적용을 받는다”면서 “이런 문제 때문에 인사부와 파견·용역근로자 의견이 상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은행이 이번 협의로 모든 직군의 자회사 편입을 마무리 지으면, 은행권에서는 처음으로 비정규직 없는 은행이 된다. 같은 국책은행인 산업은행도 2월 말 산업은행이 100% 출자한 자회사 KDB비즈를 설립하며, 1년 넘게 이어져온 파견·용역 근로자 정규직 전환 문제 해결의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기존 산업은행 파견·용역근로자가 속해 있던 두레비즈 직원들은 6월 초 KDB비즈 소속 정규직으로 전환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