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이 발표한 '한진그룹 비전 2030'에 대해 주주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는 대책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18일 대신지배구조연구소는 한진그룹 경영발전 방안에 대한 의견을 담은 보고서에서 한진칼이 발표한 송현동 부지 매각 등에 대해 "이사회 및 감사 기능을 강화하는 실질적인 방안이 미흡"하다며 "주주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13일 한진칼은 경영 투명성 강화를 위해 감사위원회를 설치하고 배당 성향을 높여 주주 중시 정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송현동 부지 연내 매각 추진 등 사업구조 선진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연구소는 "감사위원회 도입은 KCGI의 지분 취득공시 후 주주제안(감사선임안)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회사 측의 대응이라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시장은 한진칼이 지난해 12월 단기차입금 증가로 자산총액을 2조 원 이상으로 늘려 관련법에 따라 감사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의무적으로 도입해야 하는 상황을 만들었다고 보고 있다"면서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선제적으로 감사위원회를 도입한다는 회사 측 소명은 상대적으로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짚었다.
주주중시 정책의 확대 일환으로 배당성향을 50% 수준까지 확대하겠다는 방안에 대해서는 "주주환원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송현동 부지 매각 추진은 "높은 부채비율로 재무적 부담을 안고 있는 대한항공의 재무구조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 다만 "부지 매각 계획이 갑자기 잡힌 점을 고려하면 실제 매각 효과를 예상하기에는 시일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소는 한진그룹 사태의 근본적 배경은 이사회 및 감사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리스크 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 판단했다.
이를 강화하기 위해 △각 계열사에서 리스크를 전문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리스크관리위원회 설치 △총수일가가 겸임하고 있는 일부 계열사의 대표이사(CEO)와 이사회의장(BOD) 분리 △감사위원회 도입시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1명)의 분리선출 △전자투표제 등의 도입 및 실시를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