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온라인·홈쇼핑 등 비대면 채널을 통한 보험계약자가 '암(癌)'에 걸릴 가능성이 대면 채널보다 2배가량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최근 보험사들이 비대면 채널의 비중을 늘리고 있지만 이에 보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5일 한국리스크관리학회가 발간한 ‘리크스관리연구’에 따르면 국내 생명보험사들이 판매한 암진단 담보 보험계약 자료와 보험금 지급 자료를 분석한 결과 , 비대면 판매 보험계약의 암 발생 가능성은 대면판매보다 1.7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 기준으로는 국내사를 통해 암보험에 가입한 경우 외국사보다 암 발생 가능성이 0.135배 낮았다.
이는 비대면 채널을 통한 보험판매가 직접 얼굴을 마주보고 계약을 하는 대면채널보다 계약과정이 덜 엄격하고, 위험관리도 소홀할 수 있다는 결과로 분석된다. 국내사를 통한 보험 가입자들이 외국사보다 암 발생 가능성이 높은 것도 비대면채널 비중이 외국사가 보다 높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 2월까지 초회보험료 기준 비대면채널이 차지하는 비중은 외국사들이 3.5%로, 국내사들보다 1.1%포인트 높았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결과를 놓고 비대면 판매 중, 인바운드과 아웃바운드 영업을 나눠서 해석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인바운드 영업이란 고객이 직접 연락을 해 보험에 가입하는 경우를 말하며, 보험사들이 갖고 있는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고객에게 연락을 돌리는 영업 행태를 아웃바운드라고 한다.
업계 관계자는 “아웃바운드 영업은 보험사들이 사전에 고객들의 정보를 토대로 가입을 권하지만, 인바운드는 고객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역선택이 발생할 수 있다”며 “비대면 중에서도 인바운드 영업이 얼마나 많은지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최근 보험사들은 비용 절감 차원에서 비대면 채널을 통한 판매를 확대하고 있는 분위기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 2월까지 생보사의 초회보험료 중 비대면 판매가 차지하는 비율은 2.7%로 2016년 1.1%, 2017년 1.4% 이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암 발생으로 인한 보험금까지 고려하면 이런 접근에 보다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창수 한양대 교수는 “대면채널과 비대면채널의 보험요율에 차이를 두거나, 비대면채널의 위험관리를 강화하는 식으로 보험사들이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