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6일 세월호 참사 4주기를 앞둔 가운데 제2의 세월호를 막기 위해 추진 중인 해양교통안전 전담기관 설립이 기획재정부 반대로 무산되면서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다. 기재부는 해양교통안전 전담기관 설립을 대신해 기존 선박안전기술공단을 확대·개편하고 이 업무를 맡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3일 해양수산부와 기재부 등에 따르면 기재부는 해수부가 설립을 요청한 해양교통안전 전담기관이 기존 선박안전기술공단과 기능중복·예산 등의 비효율을 우려해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정유섭 자유한국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해양교통안전공단법안’은 해양교통안전공단을 신설해 해양사고 예방과 피해 확산 방지 체계를 마련하자는 게 핵심이다.
이 법안은 국민에게 큰 충격을 준 세월호 사고로 선박 운행의 안전관리 개선 등 해양교통안전에 관한 정책과 실행의 중요성에 더해 전담 기관 설립을 비롯한 실질적 조치는 부족한 상황이라는 지적에서 나왔다. 실제로 최근 3년간 해양교통 수요는 2014년 1427만1000명, 2015년 1538만 명, 2016년 1542만2000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해양사고도 2014년 1330건이 2016년에는 2307건으로 73% 증가했다.
그러나 법안이 발의된 이후 기재부와 협의 과정에서 기존 해수부 산하 공공기관인 선박안전기술공단에 교통안전관리본부를 신설하고 인력 약 100명, 예산 100억 원을 지원하는 선에서 그쳤다. 기재부는 공단 설립 시 선박안전기술공단과 기능중복·예산 등 비효율 우려, 기존 기관의 기능 조정·보완 등이 필요하다고 반대했다.
선박안전기술공단은 원래 선박검사만 전문으로 하는 기관이었으나 세월호 이후 연안여객선 안전운항관리업무까지 떠맡았고 이번에는 해양교통안전 전반에 대한 업무까지 맡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도 검사대상 선박이 9만 척이 넘고 매년 4만 척 가까운 선박을 검사하고 있는데 고작 100명을 늘려주고 해양교통안전을 맡으라는 것은 사실상 세월호 사고를 잊은 셈”이라고 지적했다. 곽도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