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미투운동에 떨고 있는 세종 관가

입력 2018-03-06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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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도흔 정치경제부 기자

지난해 10월 미국에서 시작돼 국내에서도 서지현 검사가 성추행 피해 사실을 고발하면서 불붙은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거세게 불고 있다. 연극연출가 이윤택 등 문화예술계를 시작으로 지방자치단체, 개강을 맞은 대학 사회까지 ‘미투’로 한 달째 혼란스럽다.

국내 미투 운동의 시작은 검찰 공무원이었지만, 엘리트 공무원들이 모여 있는 중앙행정부처는 아직 조용하다. 하지만 언제 미투 운동이 시작돼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는 게 대다수 공무원들의 생각이다.

경제부처의 국장급 공무원 A 씨는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여직원과 블루스를 추는 문화가 있었다”고 말했다. 지금은 퇴직한 고위공무원 출신 B 씨도 이 같은 사실을 고백했다. 물론 춤만 추지는 않았을 것이다. 다수의 성추행 사례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C부처에서는 “관가에서 미투 운동이 시작되면 누구누구가 첫 번째 타깃이 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평소 여자 공무원에게 막말을 하는 D 국장 등이 거론됐으나, 크게 불거지지는 않았다.

관가도 미투 운동을 벗어날 수 없다는 점은 자명하다. 우리나라의 잘못된 성문화와 권력 관계는 관가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요즘은 상상하기 어렵지만, 현재 고참 서기관급 공무원들은 사무관 시절 룸살롱을 제 집 드나들 듯이 했던 세대다. 더 과거로 가보면, 외국 공무원들을 룸살롱으로 데리고 가 한국식 외교인 양하던 시절도 있었다.

물론 요즘 관가는 전혀 다를 것이라고 믿는다. 여자 사무관 비중이 절반을 넘은 지 오래다. 혹시 모를 우려를 의식해 부서 회식도 없애고, 여자 사무관에게 가까이 갈 일이 있을 때는 긴장한다는 과장급 공무원도 있다. 짧은 치마를 입고 오는 여자 사무관을 보면 눈을 감거나, 모니터만 하염없이 본다는 간부도 있다.

미투 운동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모르지만, 우리 사회의 적폐를 바로잡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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